Steve.Jobs.2015.720p.BluRay.x264-DRONES.HI Metrics {time:ms;} Spec {MSFT:1.0;}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인터뷰어: 선생님께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를 통해 우리에게 21세기를 소개해 주셨죠

 

저도 아들 조나단과 함께 그 영화를 봤어요

 

2001년이면 조나단이 지금의 제 나이가 될텐데

 

미래의 제 아들은 선생님께서 구상하신
세계가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군요

 

아서 클라크(SF소설가): 미래는
지금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를거에요

 

2001년, 조나단의 집에
있는 컴퓨터는

 

지금처럼 거대한 모습이 아니라

 

적어도, 작은 조종장치를 통해서

 

컴퓨터 본체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형태일 것입니다.

 

그리고 은행업무나 공연 예매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 뿐만 아니라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그 컴퓨터는 조나단 집의 아주 적은
공간만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여기있는 것과 같은
텔레비전 화면과 키보드도 달려있을거에요

 

그리고 컴퓨터와 대화를 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을겁니다

 

또한 우리가 전화기를 다루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다루겠죠

 

인터뷰어: 그런 사회 속에서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요?

 

만약 우리의 모든 생활이 컴퓨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컴퓨터 없이는 못사는 사회가 되는게 아닐까요?

 

어떤 면에서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한편으론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우리가 살고싶은 곳
어디에서든 살 수 있도록 해주거든요

 

사업가든 회사원이든 자신이 원하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곳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장치로 업무를 보면서요

 

이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가 도시에만 붙어있지 않아도 되니까요

 

국내든 해외든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게 되는겁니다

 

화면에 ‘잘못된 트랩’이라고 나와요

 

근데 에러코드가 달라요. 시스템 에러에요

 

-그래서 결론이 뭐죠?
-‘안녕’이라고 말말 수 없을거에요

 

아니, ’안녕’이라고 말해야만 해

 

-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냥 시스템 에러에요
- 네가 음성 데모 담당이잖아

 

-그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라구요
-목소리 낮춰요

 

제가 말했었잖아요. 이건 무리라구요

 

어젯밤에는 잘 작동했어. 그저께도 그랬고

 

세 시간 전에도 멀쩡했다고

 

- 지금은 안돼요. 그러니까 음성 데모는 빼요
- 개소리 하지마

 

- 다른 건 멀쩡해요
- 쉬잇...

 

- 음성 데모만 빼면 된다구요

 

-‘안녕’이 빠지면 안 돼

 

-제 말 좀 들어요. 소리가 안 난다구요.
-고치면 되잖아

 

-고치라구요?
-그래

 

- 40분만에요?
- 고쳐봐

 

- 난 못해요
- 그럼 누가 할 수 있는데?

 

제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못해요

 

- 얼마나 심각한거야?
- 심각하게 심각해요

 

- 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봐
- 그냥 소리가 안 나는 걸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구요

 

제발 목소리 좀 낮춰요

 

조엘 폴츠하이머도 와 있다구요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
조엘 폴츠하이머가 누군데?

 

'GQ' 기자요

 

당신을 일주일 내내 따라다니고 있는데,
눈치 못챘어요?

 

그냥 아무일도 없는 척 해요

 

지금 저기 앉아있으니까

 

헤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거야?

 

뭔가 충돌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뭔지 모르겠어요

 

신디사이저 샘플링은 빨리 되고있는거야?

 

아니요. 그래서 처리속도가 떨어지고
계속 충돌이 일어나요.

 

이건 겨우 20초 분량이에요.
그냥 잘라내면 안되요?

 

-그럴 순 없어
-그냥 포기해요

 

바로 그저께, 슈퍼볼 게임에
아카데미 상을 탈 뻔 한 광고를 내보냈어

 

그리고 슈퍼볼 우승팀보다 그 광고에
관심있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알았어요. 근데 그 광고는 맥(Mac)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는 광고였어요

 

‘안녕’이라고 말할거라는 광고가 아니구요

 

-입장까지 5분 남았습니다!

 

문 열지말아요

 

잠깐 쉽시다

 

-문제가 뭐냐면...
-뭔데?

 

프로그램은 다시 짤 수 있지만, 만약
하드웨어가 문제라면 건드릴 수가 없어요

 

왜 안되는데요?

 

- 직접 조안나한테 말하실래요?
- 나 더이상 열받게 하지마

 

- 왜 앤디가 기계를 건드릴 수 없다는거에요?
- 그걸 열려면 특별한 도구가 필요해요

 

도구라뇨? 그냥 드라이버로 열면 되잖아요

 

스티브는 사람들이 맥을 열어보길 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특별한 도구로만 열 수 있게 만들었어요

 

사실이에요?

 

지금 여기있는 엔지니어만 수백 명이야.
그 중에 한 명은 있을 거 아냐?

 

사실대로 말하면, 그 도구를 받은 사람이 별로 없어요.

 

-네 껀 어딨는데?
-사무실에 두고왔죠. 그 때가 새벽 세 시쯤이었는데...

 

오, 지저스 ...

 

-‘안녕’은 빼요
-안 돼

 

-그게 발표회에서 제일 중요한 거에요?
-아무 문제 없을거야

 

벌써 문제가 생겼네요

 

앤디!

 

어떤 앤디요?

 

너 말고 다른 앤디. 널 부를거면 내가 왜 소리쳤겠어?

 

-앤디, 잠깐 얘기 좀 하자네요
-알았어요

 

저 비상구 표시등을 안 끄면 불빛때문에
행사에 지장이 생길거야.

 

-벌써 소방 담당자한테 물어봤어요.
-뭐래?

 

절대 끄면 안된다네요

 

-벌금이 얼만데?

 

그가 들어와서 관중들에게 모두 나가라고
외치는 게 바로 벌금이래요

 

그 사람한테 우리가 여기서
세상을 바꿀거라는 말 했어?

 

했어요. 우리가 화재의 개념을
바꿀 게 아니라면 꿈 깨라더군요

 

- 스티브...
-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불꺼진 비상구 표시등을 따라서

 

탈출에 성공한다면 그 표시등은 제 몫을 한거야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좀 실망하겠지만,
별 수 없잖아

 

-제 말은...
-난 어둠이 필요해. 완전히 깜깜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표시등을 끄라구

 

넌 음성 데모 고쳐놔

 

맥을 열려면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다는게 무슨 말이에요?

 

당신도 맥이 닫힌 시스템이란 걸 알잖아

 

난 전혀 몰랐다구요. 지저스...

 

그리고 계속 이유없이
사람들을 소원하게 대하면

 

나중엔 ‘안녕’이라고 인사할
사람이 한명도 남지 않을거에요

 

다 이유가 있어

 

우리가 이번 기회를 날리면 IBM이
앞으로 50년동안 악당처럼 다 해먹을거야

 

전화기 회사 기억나? 사람들은 벨(Bell)을
그렇게 불렀어. ‘전화기 회사’

 

곧 IBM이 ‘컴퓨터 회사’로 불리게 될 거라구

 

10년 뒤엔 ‘정보 회사’가 될지도 모르지

 

그건 인류에게 있어 재앙이야

 

그러니까 겸손떨면서
현실에 안주할 시간 없어

 

그러다가는 이 회사의
다음 제품 발표회가

 

대충 26명 정도의 관중과

 

홈쇼핑 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열리게 될거야

 

우리는 음성 소프트웨어를 홍보한 적이 없어요

 

우리가 음성 데모를 뺀다고해도
아무도 실망하지 않을 거라구요

 

그렇게 끝까지 원리원칙을 고수하고 싶어요?

 

그냥 좀,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안돼요?

 

알았어. 음성 데모는 빼

 

고마워요

 

그리고 발표회도 취소해

 

잘 알겠어요. 날 갖고 놀고싶군요.

 

당신은 이 발표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컴퓨터가 ‘안녕’이라고 말하지 못하면

 

장담하건대, 존 스컬리도
다시는 ‘안녕’하고 인사하지 않을거야

 

스컬리라면 발표회를 취소하지 않을거에요.
그는 미치지 않았으니까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돈만 보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맥킨토시에 관해서라면,
무조건 내 말을 따를거야

 

- 이 상자 안에 있는건 뭐야?
-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 열어볼 생각 하지 마세요

 

이런 씨발!

 

왜 이런게 여기에... 누가 갔다놨어?

 

- 누군가는...
- 누구?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누군가
'타임'을 가져다가

 

좌석에 배치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나봐요

 

어쨌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것들은 건물 밖에 내다 버릴거에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문제될 게 없죠

 

-이건 맥킨토시가 아니잖아
-나도 알아요

 

어떤 놈이, 평범한 컴퓨터가 인쇄된 잡지 커버를

 

열정적으로 관중들에게 나줘주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다름아닌 맥킨토시 발표회에서?

 

그놈들이 HP앞에선 뭘 나눠줄거래?

 

내 얼굴이 그려진 사과라도 뿌릴건가?

 

그는 분명 컴퓨터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우리 행사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을거에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이것들은 다 내다 버릴거에요

 

내가 바라는건 여기있는 2600부 전부를

 

코키의 책상 위에 쌓아놓는거야

 

새해 복 많이 처먹으라는 말도 잊지 말고.

 

알았어요

 

난 '타임'에 모든걸 제공했어

 

회사 시설들, Apple II, LISA,

 

스컬리랑 마쿨라, 워즈까지.
그들한테 모두 넘겼다고!

 

그런데도 이런걸 사람들한테 나눠주겠다는
놈을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할까?

 

누가 그랬는지 말 안할 거에요

 

악의로 그런게 아니잖아요
다 생각이 있었을 거에요

 

30분밖에 안남았으니까
이제 중요한 얘기를 하자구요

 

그게 뭔데?

 

처음 90일 안에 100만 대를 팔거라는 얘기요

 

-조안나...
-그 다음달에는 2만 개를 더 판다구요?

 

- 이봐. 그건 그냥 예측일 뿐이야
- 제발...

 

이건 내 분야에요. 제발 현실적인 눈으로
가능성을 따져보자구요

 

- 나는 그 가능성에 불을 지필 거야
- 우리는 처음 90일 동안 100만 대를 팔 수 없어요

 

모두들, 모두들, 모두들

 

모두들 맥을 기다리고 있어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게 2,495 달러라는 게
알려진 다음에는요?

 

어떻게 할 건데요?

 

맥이 1,500달러였을 때는
경쟁력이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이 모토롤라 6809 칩을
68000으로 바꾼 후엔...

 

바로 그 칩이 메뉴, 윈도우, 포인트와 클릭,
고해상도 그래픽을 지원하니까...

 

그래요. 모두들 화면에서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을 보기를 원하니까요

 

1등과 2등은 겉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거야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 1등 어쩌구
하는 얘기는 모르지만

 

어떻게 가격이 2,500달러가
됐는지는 알아요

 

같은 가격의 PC라면 훨씬 더 많은
기능들이 들어있다는 것도요!

 

도대체 누가 PC를 원한다는거야?
어떤 멍청이가 그런걸...

 

내가 당신 옷에 얼룩이 묻었다는 걸 알려주는
방법은 그 얼룩을 가리키는거야

 

옷깃 밑 14센티미터 지점에 있다거나

 

두번째 단추의 우측 3센티미터
지점에 있다고 말하지 않아

 

한편으로는 콜라의 성분이 뭔지
떠올리면서 말이야

 

사람의 정신은 그런식으로 작동하는게 아니거든

 

편의를 위해서였다면
차라리 메모리 용량을 더 늘리지 그랬어요

 

당신이 메모리 용량이나
제품 가격에 불만을 가질 순 있어도

 

두 가지를 동시에 문제삼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메모리를 확장하는데는 돈이 든다고

 

아무튼 지금이라도
의견을 얘기해줘서 고마워

 

아직 우리한텐 30분이나 남아있거든

 

맥을 다시 디자인하기엔 충분하지

 

난 그저 당신이 기대치를 수정하길 바라는거에요

 

사람들이 뭔가를 볼 때의
표정을 관찰해봐

 

그들은 자신이 뭘 보고있는지,
왜 그걸 좋아하는지도 몰라

 

그러면서도 곧 그걸 원하게 된다구

 

즉각적으로는 아니죠.
사람들이 '봄의 제전'을 처음 들었을 때

 

그들은 극장의 의자를 찢어버렸어요

 

당연히 그 음반을 사지도 않았죠

 

'봄의 제전'은 지난 세기의 가장
혁명적이고도 도발적인

 

교향곡이 되었지

 

발레였어요. 그건 발레음악이었다구요.

 

적어도 스트라빈스키는 한달에
20,000장의 음반을 판다고는 안 했어요

 

우리가 왜 스트라빈스키를
들먹이고 있는지 모르겠어

 

댄 코키가 나를 엿먹인 것만해도
신경이 쓰여 죽겠다고

 

이것 보세요, 분명히...

 

이말은 꼭 해야겠네요

 

분명히, 코키는 자기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거에요

 

- '타임'에 그렇게 써 놓고도?
- 그래요

 

난 도대체 이해가 안돼

 

당신이 나한테 그 얘길 들려줄 때

 

당신은 댄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했죠

 

“타임이 당신한테, 내가 리사라는
딸이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나요?”

 

댄은 “네.”라고 대답했어요

 

핵심은, 댄이 당신에게 분명하고 정직하게
대답했다는 거에요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조안나... 이 자식은 리사가
내 딸이 아니라는 사실만 쏙 빼놓고

 

내가 친자확인검사를 받은 사실까지 까발렸어

 

그래서 이 그림이...
뭔지도 모를 이 거지같은 그림이

 

나랑 맥킨토시의 사진 대신에

 

'타임' 커버에 실린거야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 지 모르겠어

 

나는 '타임'의 ’올해의 인물’이 될 뻔 했다고

 

근데 재수없게도 댄 코키란 놈을 만난거야

 

-음....
-뭐야?

 

- 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그게 누군데?

 

- 크리산이요.
- 크리산 브레넌?

 

리사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아침 7시 부터 청중석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은 크리산을 만날 수 없어

 

우리는 이 행사에
335개 언론을 초대했어요

 

스티브, 만약 크리산을 저대로 두면

 

그녀는 로비에서 335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거고

 

당신은 차라리 댄 코키와의 인연이
행복했었다고 느끼게 될 거에요

 

일단 어떻게든 마무리는 지어야겠군

 

하지만 자리를 떠나지는 마.
여기 함께 있어줘

 

뭐라구요?
싫어요. 난 못해요

 

안 돼. 당신이 여기 있어야 불상사가 없을 거야.
그녀도 승락할거라구

 

이 일은 지극히 사적인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전... 나가 있을게요

 

안 돼. 제발

 

크리산이랑 단 둘이 있고싶지 않아

 

우리가 고작 이런 사이였어?

 

알았어요

 

헤이

 

스티브

 

좀 놀랐어

 

들어가서 얘기할까?

 

고마워

 

- 얘도 들어갈거야?
- 응, 복도에 혼자 놔 둘순 없으니까

 

그래. 복도도 안전하긴 하지만...

 

조안나 호프만 기억해?
맥킨토시의 마케팅 담당자야

 

반가워요

 

저도 반가워요. 안녕, 리사?

 

전에 우리가 만났을 때, 내 말씨가 예쁘다고
칭찬해줬었지?

 

그건 내가 들은 최고의 칭찬이었단다

 

- 폴란드에서 오셨죠?
- 그래, 맞아

 

- 어디 있는지 아니?
- 지구의 꼭대기요

 

북극에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우리 시간이 많이 없는 것 같으니까...

 

- 전 나가볼게요
- 왜? 아까는 여기 함께 있기로 ...

 

허츠펠드를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컴퓨터한테 인사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거든?

 

그랜데 걔가 부끄럼을 많이 탄단다

 

와서 좀 도와줄래? 괜찮죠?

 

물론이죠

 

고마워

 

아빠가 내 이름을 따서 컴퓨터 이름을 지었어요

 

난 네 아빠가 아니...

 

혹시 우연이 뭔지 아니, 리사?

 

아뇨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를 만났다고 치자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친구 이름도 리사인거야

 

그런 걸 우연이라고 부른단다

 

LISA는 ‘Local Intergrated Systems
Architecture’의 약자야

 

L-I-S-A

 

우연이지

 

- 더 할 말 없죠?
- 없어

 

좋아요

 

가자 리사. 컴퓨터에게 인사를 시켜보자꾸나

 

가도 돼, 리사

 

아빠 말은, 반대라는 거네요?

 

컴퓨터 이름에서 제 이름을 따 온거죠?

 

둘 다 아냐. 단지 우연일 뿐이라고

 

가자 얘야

 

도대체 뭐가 문제야?

 

뭐가 문제냐고?
왜 애한테 이름 얘기를 한거야?

 

왜 계속 리사한테 내가 아빠라고 얘기하는 거야?

 

- 판사가 리사한테 당신이 아빠라고 말했어
- 그럴리 없어

 

그럼 당신은 무슨 생각으로 '타임'에다가

 

내가 미국 남자의 28%와 잤다고 얘기한거야?

 

- 그런게 아니라...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난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맞아, 이게 여기 있었지

 

잠깐만, 내가 '타임'에 대해 설명을 좀 해도 될까?

 

그 놈들은 돈을 받고 글을 써서
사람을 매장시키는 게 일인 놈들이야

 

- 그대로 읽을게. “잡스의 주장은...”
- 내가 만든 통계가 아니야

 

“미국 전체 남성의 28%가 그 아이의
아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28%의 남자들이랑 잤다고 한 적 없어

 

그냥 내가 친부일 확률이 94.1%라는

 

친자확인검사 결과를 인용했을 뿐이지

 

당신은 사람들한테 내가 창녀라고 떠벌리고 싶은거야

 

날 좀 믿어, 난 당신이 매체랑 엮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이야

 

타임지 구독자만 2백만명이야. 근데 어떻게...

 

난 그냥 그들이 나를 커버에 싣길 바랬어
근데 댄 코키가 나를 엿먹이려고...

 

- 곧 저소득층지원을 받을거야
- 뭐라고?

 

- ‘컴퓨터야 안녕!’
- 나 어제 저소득층지원 신청했어

 

'타임' 기사에 보니까 당신이 가진
애플 주식이 4억달러가 넘는다던데

 

뭐 찔리는 거 없어?

 

글쎄, 내 생각엔 애플 주식이
상당히 저평가 된 것 같고

 

이번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라고 봐

 

당신 딸이랑 그 애 엄마가...

 

- 크리산...
- 저소득층지원을 받는다구

 

우리는 공원 안의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살아

 

난방비를 낼 여력도 없어

 

리사는 추워서 파카를 입고 자

 

- 당신 딸이...
- 내 딸이 아니라구!

 

당신이 '타임'에 말한 것 처럼

 

- 애 아빠가 28%의 미국 남자들 중 하나란 거야?
- 아니야

 

그래, 리사가 태어나기 정확히 9개월 전에
그 남자들 전부랑 잤다, 어쩔래?

 

앤디 데려왔어요

 

실례 좀 할게

 

다 고쳤어?

 

- 여어, 크리스?
- 안녕, 앤디

 

- 잘 지냈어?
- 미칠 지경이야

 

인사 다 끝났어?

 

내 친구랑 인사해서 미안한데, 아마 앤디도
당신이 개새끼인 건 알고 있을거야

 

-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 다 고쳤냐구

 

- 아뇨. 1/6 정도로 성공 확률을 높이긴 했어요.
- 젠장!

 

저기요, 이건 경주용 자동차 수리하는게 아니에요
몇 초만에 고칠 수는 없어요

 

몇 초라니, 넌 지난 3주 동안 시간이 있었어

 

그리고 하나님은 고작 일주일 만에 천지를 창조하셨지

 

그럼 당신이 천지창조하는 법을 알려주시던가요

 

좋아, 대신 이렇게 하지

 

이따가 이 발표회를 준비했던 모든
스태프를 호명해야겠어

 

한명 한명 이름을 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할거야

 

맥킨토시 전용 가방 디자인은 수잔 케어,

 

화면 위아래로 스크롤할 수 있는
맥킨토시 폰트는 스티브 캡스,

 

스타리나이트와 스카이라이팅을 개발한 브루스 혼,

 

맥페인트, 맥라이트, 앨리스, 계산기까지.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음성 데모를 만든 사람은 바로

 

앤디 허츠펠드라고 말할거야

 

스티브...

 

러시안 룰렛에서 처음 방아쇠를 당겼을 때
살아남을 확률은 5/6야

 

그 확률을 1/6로 뒤집어 놓은건 니 책임이지

 

오늘 여기 모인 네 동료들, 가족들,

 

지인들, 주주들 그리고 언론사들 앞에서
개망신 당하기 싫으면

 

여기서 나랑 말다툼 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탄창에 들어있는 총알을
빼낼 수 있을지 궁리하라구

 

당장, 앤디!

 

잠깐, 당신

 

- 셔츠 사이즈가 몇이야?
- 저요?

 

지금 이 친구가 입은 셔츠 사이즈가 몇이지?
내 셔츠 사이즈는 몇이야?

 

-차라리 가까운 정신병원 전화번호를 물어보세요

 

이 셔츠 주머니 안에 디스크가 쏙 들어갈거야

 

무대 위에서 디스크를 꺼내보일
주머니 달린 셔츠가 필요해

 

- 셔츠요?
- 중요한 건 디스크야!

 

당장 내가 입은 것과 같은 사이즈의
주머니 달린 셔츠를 구해 와

 

그래요. 지금은 아침 8시 45분이고
아직 문을 연 옷가게는 없지만

 

아무튼 제가 사람을 시켜서 15분 안에
셔츠를 하나 사와야 한다는 거죠?

 

로비로 가서, 내 사이즈와 똑같은
흰 셔츠를 입은 사람을 찾아

 

그 사람한테 맥킨토시를 한 대 줄테니
대신 셔츠를 달라고 해

 

물론 내 셔츠도 덤으로 준다고

 

꼭 흰색이어야 해요? 파란색은 어때요?

 

안 돼. 맥이 베이지색이고, 내 피부도 베이지색이니까
디스크는 파랑, 셔츠는 흰색이어야 해

 

앤디?

 

"안녕, 난 맥킨토시야"

 

"앤디 허츠펠드의 목을 가져와"

 

컴퓨터한테 인사를 시켜보려고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해서 잘 안됐어요

 

알아

 

더 할 말 없어?

 

없어

 

난 이해가 안 돼

 

나도 알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리사, 네가 몇 살이지?

 

- 몇 살인지 알고 있잖아
- 몇 살이니, 리사?

 

다섯 살

 

잠깐 이리 와 볼래?

 

이게 뭔지 아니?

 

- 컴퓨터요.
- 컴퓨터야.

 

잠깐 손 좀 줘 볼래?

 

화살표를 움직이고 버튼을 클릭해봐

 

이걸 갖고 놀고 싶으면 가져가렴

 

어떻게 해도 고장나지 않으니까
네 마음대로 갖고놀아도 된단다

 

지금 뭐하자는거야?

 

법원명령대로 양육비를 지불하려는 거지

 

현금으로 한달에 385달러야

 

난 그만큼을 주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리고 난 당신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싶은거야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지,

 

- 당신 딸이랑 그 애 엄마가 저소득층 지원을 받는게
- 리사는 내 딸이 아니라...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지 묻고 싶어

 

컴퓨터를 만들어서 4억 달러를 번 사람이 말야

 

나는 애플이 재정이 부족한 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껴

 

- 그리고 앞으로 맥킨토시로 돈을 벌어서 더 많은...
- 뭐라고?

 

애플은 수백만 달러 어치의 컴퓨터를
학교에 기증한다구

 

도대체 그걸로 뭘 할 수 있다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24시간 동안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과 함께 있다고 상상해봐

 

그 꿈같은 일이 바로 코앞에 있다고

 

당신 머리는 그게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질문이 뭐였는데?

 

당신한테 자녀양육의무를 이행하라고
명령한게 누구더라?

 

- 내 말은...
- 내가 아니라, 샌 마테오 주 정부였어

 

내 말 좀 들어줄래? 내가 지금 시간이 남아 돌아서 말이야.

 

실례지만, 누가 왔나 보세요.

 

그냥 행운을 빌어주러 온 거야.
크리산도 있었네?

 

- 안녕, 워즈
- 잠깐 기다려

 

- 부디 행운을 빌어
- 고마워. 너도

 

- 밖에 장난 아니던데
- 알아

 

네가 밖에 모인 사람들을 봐야 하는데

 

내 말은, 사람이 얼마나 모였냐면...

 

미안하지만 네가 적절한 비유를 떠올릴 때 까지
기다릴 시간은 없어

 

- 알지 알아. 아무튼 부탁이 하나 있어.
- 뭔데?

 

- 이따가 무대에서 Apple II 개발팀을 언급해 줄 수 있겠어?
- 미안해.

 

그냥 언급만 해주면 돼

 

일으켜 세워서

 

- 이건 매킨토시 발표회야
- 분위기에 도움이 될거야

 

잠깐만 언급해서 박수 좀 받게 하자구

 

- 언급만 하는거야
- 이 얘기는 나중에 하면 안될까?

 

- 상관 없어
- 고마워

 

그냥 기분 좀 띄워 주자구

 

크리산이 기다리고 있어서.
금방 돌아올게

 

그래

 

이거야

 

뭐?

 

아까 사람들이 컴퓨터로 뭘 할 수 있냐고 물었잖아.
사람들은 이런 걸 할 거야

 

어떤 엔지니어한테 얻었어요

 

고마워

 

그림 맘에 들어요?

 

미안, 뭐라그랬니?

 

추상화를 그린거에요

 

맥페인트로 그렸구나

 

이 키랑 S 키를 동시에 눌러봐

 

그 다음에 이름을 치고

 

‘저장’이 어떤 버튼인지 맞춰볼래?

 

맞아. 그걸 클릭 해 봐.

 

돈은 계좌로 입금해 줄게

 

좋은 학교 근처로 새 집도 알아 볼게

 

고마워

 

워즈가 기다려요

 

그리고 스컬리도 할 말이 있대요

 

이제 다 된거지?

 

다른 것들도 알려줄 수 있어요?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들요

 

리사, 잠깐 복도에서 기다려 줄래?

 

코트는 밖에다 놓으렴

 

안녕, 리사

 

- 안녕
- 리사, 얼른 나가야지

 

당신이 계좌로 입금해 준다니까 말인데

 

그 액수가 얼마인지 알려줬으면 해

 

오늘은 평일이잖아. 리사는 학교에 갔어야 했어

 

돈은 원하는 만큼 줄게

 

워즈가 나보고 Apple II 팀을 호명해 달래

 

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워즈를 비난할 마음은 없어.
다만 그들을 언급하는 건 과거지향적이라는 거야

 

적절한 타이밍도 아니고 말야

 

- 제가 한 말 들으셨잖아요
- 알아들었어, 조안나

 

지금 해야하는 일에 집중하자고

 

9시 41분이 되면 지구의 축을
뒤흔들 일이 일어날거야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 두 가지가 뭘까?

 

2차대전에서 연합군이 이긴 것과 바로 오늘,

 

오늘 일어날 일이야

 

그러니 내 자식도 아닌 애한테 좋은 아빠가
되어주지 못한다고 꾸짖기엔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닌것 같은데

 

- 게다가 검사 결과에 따르면...
- 전 검사 결과 따윈 신경 안써요

 

94.1% 어쩌고 하는 것도 관심없고

 

28%라는 결과를 내는 데 쓰인
멍청한 알고리즘도 이해할 수 없어요

 

새 집을 사줄 거야
돈도 줄 거라구

 

당신이 아빠라고 믿는 꼬맹이가 있다구요

 

그게 다에요. 숫자놀음이 문제가 아니라요

 

리사가 그렇게 믿고 있다구요. 어떻게 생각해요?

 

하나님은 하나뿐인 아들에게 자살을 강요했어

 

그래도 우리는 그 분을 좋아하지.
자연을 선물하셨거든

 

우리는 출시 90일 안에 100만 대를 팔아치울거야

 

그 다음부턴 매달 2만 대 씩 팔거구

 

그러니까 잠깐만 쉬게 해 줘요, 호프먼 양.

 

- 워즈.
- 스티브.

 

자판기가 너 잡아먹겠어

 

- 그냥 구경 좀 하고 있었어
- 잠깐 밖에서 걷자

 

- 뭐 하나 말해줄까?
- 그래

 

마우이에서, 회의가 끝난 다음에
Apple II 팀원들이 엄청 화가났었어

 

- 왠지 알아?
- Apple II가 한번도 언급이 안돼서?

 

Apple II가 한번도 언급이 안...

 

바로 그거야. 잘 알고 있구나. 맞아

 

- 실수가 아니었어
- 그들도 알고 있어. 실수가 아니었지

 

이걸 문제삼고 싶은게 아니라...

 

그건 전적으로 니 뜻에 달렸지

 

- Apple II 는...
- Apple II 가 어쨌다는거야?

 

지난 7년 동안 애플을 먹여 살린 건 Apple II였어

 

그러니까 그걸 인정해주지 않으면

 

그들이 줄지어 퇴사하는 광경을 보게 될거야, 스티브.

 

너한테서 리사를 떼어놓은 건,
팀원들이나 내가 아니라 마쿨라였어. 그러니까 비난할 거면...

 

마쿨라는 업무적인 신념에 따라 반대했던거야.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았던 거라구.

 

Apple II 개발은 전부 네 의견을 따랐었잖아.

 

너무 과한 거 아냐?

 

어떻게 한번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거야?

 

지금 Apple II가 성공한 게
슬롯 덕분이라고 인정하는거야?

 

- 슬롯 얘기는 제발 그만하자
- 이제 알 것 같아

 

벌써 7년 전 얘기야. 아직까지도 슬롯 타령이라니

 

넌 뭔가 문제가 있는게 분명해.
우리가 차고에서 일 할 때부터 그랬어

 

무슨 소리야? 왜 슬롯을 두 개만 넣자는건데?

 

프린터랑 모뎀이면 충분해

 

슬롯이 8개 있으면, 원하는 건 뭐든지...

 

8개의 슬롯을 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설계하느라 수고한 건 알아.
근데 슬롯은 두 개 여야 해

 

- 오 하나님, 드디어 제가 이겼습니다...
- 워즈

 

열린 시스템이야 말로 사람들이
Apple II에 열광하는 이유라고

 

그 덕분에 그만큼 팔린거야

 

열린 시스템이 문제야.
우린 열린 시스템으로 가지 않을거야

 

오픈 시스템이 답이야. 그게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거고,
Apple II를 돋보이게 할...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 지도 잘 몰라

 

사용자들은 모두 커스터마이징을 원해.
뜯어보고, 개조하고 싶어해

 

그들은 확장성을 존중하는
나같은 엔지니어를 좋아한다구, 알아?

 

음악을 만들기 위한 건반, 좋은 사운드카드,

 

더 나은 디스플레이 보드,
향상된 메모리 카드같은 거

 

그 덕분에 오늘 3,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인거야

 

8개의 확장 슬롯이 핵심이었다구.
예를 들어, VisiCalc는

 

내가 알기로 단일 제품으로만 수십 만 카피가 팔렸어

 

- 사람들은 슬롯을 원해
- 그들이 투표할 것도 아니잖아

 

밥 딜런이 ‘폭풍으로부터의 피난처’의
가사를 쓸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은 필요 없었어

 

관객들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연극을 중단시키는 작가도 없어

 

하지만 취미로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취미라고?

 

프린터와 모뎀. 슬롯 두 개.

 

난 Apple II 팀을 좋아했어

 

그렇다고 신제품 발표회에서
7년 된 제품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순 없어

 

- 컴퓨터는 예술작품이 아니야
- 좆까

 

슬롯을 포기하지 않으면 네가 죽을 때까지
“좆까”라고 대답할거야

 

- 스티브...
- 해 봐

 

- 스티브
- 말 해 보라구

 

- 컴퓨터는 예술작품이 아니야
- 좆까

 

컴퓨터도 예술이야.
그리고 난 닫힌 시스템을 원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어떤 것도 추가할 수 없어야 해

 

컴퓨터는 인간같은 결함이 있어선 안돼

 

네가 계속 그렇게 나오면 난 그만두겠어

 

스티브!

 

오늘은 맥킨토시를 위한 날이야
그리고 그건 내 거야

 

- 그래서 너한테 맡겼잖아
- 고마워

 

맥은 네거야. 다만 사람들에 앞에서
Apple II팀의 업적을 인정해 달라는거야

 

왜냐면 그게 도리에 맞는 일이니까

 

네가 너를 다빈치로 생각하든
그냥 독립적인 너 자신이라고 여기든

 

사람들은 곧 널 인정할거야.
그러니까 그 전에...

 

그 전에, Apple II는 끝낫어

 

7년 동안 잘 해왔지. 꽤 좋았어

 

이제 청중석에 있는 네 자리에 가서 앉아

 

맥킨토시는 제프 러스킨거야

 

전에 그 말 다시 해봐

 

- 컴퓨터는 예술작품이 아니...
- 좆까

 

알았어

 

- 다 고쳤어?
- 시간이 더 필요해요

 

- 시간 없어
- 20분만요

 

- 벌써 8시 58분이야
- 시작 시간을 늦춰요

 

말 좀 들어. 우리는 컴퓨터 회사야.
정시에 시작해야 해

 

- 그럼 다른 방법이 있어요
- 뭔데?

 

살짝 기만적이고 약간 비양심적인 방법인데요

 

- 계속해 봐
- 512번 모델을 쓸 거에요

 

- 테스트 해봤어?
- 네

 

- 잠깐만. 512의 데모를 128을 통해 내보낸다구요?
- 아무도 눈치 못 챌거야

 

당신은 이게 ‘약간’ 비양심적이라고 봐요?

 

다른 방법 있어요?

 

이러지 마요. ’안녕’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거에요?

 

헐리우드 영화가
컴퓨터를 무서운 괴물로 만들었어

 

이 컴퓨터는 친근한 얼굴에,
실없이 웃는 입 같은 디스크 슬롯을 달고 있잖아?

 

이 놈은 따듯하고 활기차다구.
그러니까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야만 해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만 해

 

사기를 치는게 아냐

 

512번 모델도 1년 안에 판매를 시작할거니까

 

그 동유럽 스타일의 투덜거림으로
저의 죄를 사해주시겠어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컴퓨터처럼
이 놈도 절 겁주는군요

 

용서해 주세요.

 

오직 음성 데모만 이에요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거에요

 

신사숙녀 여러분, 창립 임원인 마이크 마쿨라 씨를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그래요. 좋아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줘요, 스티브

 

끝나고 보자구

 

그럼 이제 행사의 공식적인 순서로 넘어가죠

 

법률적인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 하나님! 저에게 흑기사를 보내주셨군요

 

아침에 꽤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지?
나도 쉬울거라 보진 않았네

 

그래서 내가 ‘스티브의 응원군’으로 급파되었지

 

55년산 '마고'야

 

- 지금 아침 9시에요
- 55년산 '마고'라니까

 

자네가 내 패션 스타일을 따라한
것처럼 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마쿨라의 분기회계보고로 행사를 시작한 건
최악의 결정이에요

 

차라리 관중석에다가 물을 끼얹지 그랬어요

 

물탱크 찬물을 가득 채워서 천장에서
뿌리는 게 나을뻔 했다구요

 

마쿨라한텐 돈을 좀 줘서 입막음하구요

 

- 오, 진정하라구
- 왜 그래야 하죠?

 

그건 나도 몰라. 다른사람들은 나한테
왜냐고 묻지 않거든

 

건배하지

 

당신은 나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자네처럼 세상을 보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나는 줄리우스 시저가 된 것 같아요, 존

 

- 사방에 적들이 있으니까요
- 아니, 그렇지 않아

 

- 이사회는 저를...
- 이사회가 왜? 이사회는 자네를 지지한다구

 

아직 당신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으니까요.

 

내 생각엔 이사회엔 문제가 없어

 

하지만 자네가 그들을 한명씩 쳐내고 싶다면
대화해 볼 용의가 있네

 

그들 모두를 한번에 내쳤으면 좋겠어요

 

저 창문 밖으로요.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면.

 

우리가 그 광고를 보여줬을 때
그들의 표정이 어땠는지 아시잖아요

 

표정을 볼 수가 없었지. 죄다 테이블에
머리를 쳐박고 있었으니까

 

맞아요, 맞아. 그런데 어제,
그러니까 우리 광고가 나간 다음날

 

'애드위크'의 발행인은 우리 광고가
역대 최고라고 했어요

 

역대 최고! 맞는 말이에요

 

더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광고를 만든 Chiat/Day 팀이거나

 

감독 리 클라우 뿐이겠죠.
이사회는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아했지만요

 

신사숙녀 여러분, 새플의 새 광고 “1984”를 소개합니다

 

정보 정화 명령이 공표된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고

 

우리는 마침내 역사상 최초로

 

모든 노동자들이 능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유해하고 모순된 사상들로부터 격리된

 

순수한 이념의 정원을 창조해냈다

 

우리의 통합된 사상은 그 어떤 함대나 군단보다 강한 무기이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가 스킨헤드를 엑스트라로 쓰기로 했던가?

 

- 몇몇 사람들이 그걸 지적하더라구
- 맞아요

 

우리가 스킨헤드한테 돈을 준거야?
지급 내역서에 적혀 있나?

 

- 당신이 저런 모습의 사람들을 쓰길 원했잖아요
- 내가 스킨헤드를?

 

- 그래요
- 알았어, 이건 비밀로 하자구

 

우리는 뛰어넘을 것이다

 

2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맥킨토시를 공개합니다

 

- 또 누가 알고있나?
- 뭘요?

 

- 우리가 광고에 테러리스트들을 고용했다는 거 말이야
- 존, 제발...

 

이사진들은 이 광고의 가치를 모르긴 했어도,
좋은 사람들이야.

 

그들의 문제는... 바로 그들이 보통 사람들이란 거에요

 

보통 사람들. 보통 사람들의 습성이야말로
우리가 극복해내야 하는거죠

 

내가 펩시에 있을 때, 18세에서 55세 사이의 소비자를
타겟으로 큰 성공을 거뒀네

 

- 그들은 폭력적인 걸 좋아하지 않았어
- 알아 들었어요

 

자네는 적들에게 둘러쌓여 있지 않아

 

우린 잘 해왔어

 

밥 딜런의 노래 중에서
어떤 가사를 인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번 들어 보시겠어요?

 

뭘 골랐나?

 

“승리를 위해서라며, 지금 해야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는게 패배자라네”

 

- 이걸로 하려고 했었어요
- 으흠. 다른 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여”

 

“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해서 비난하지 말라”

 

“당신의 아들과 딸들은...”

 

“당신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네”

 

내가 앤디 허츠펠드와의 100달러 내기에서 진 것 같네

 

그는 자네가 두 번째 가사를 인용할 거라고 했거든

 

이제 45초 남았네. 자네한테 한 가지
질문을 하는데 남은 시간을 쓰도록 하지

 

왜 자네같은 입양아들은
선택된 게 아니라 버려진 거라고 느끼는 건가?

 

왜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하는거죠?

 

“당신의 아들과 딸들은 당신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네”

 

“당신의 방식은 급속히 늙어가고 있지”

 

난 스티브 잡스니까 당신은 저리 꺼져

 

시대는 변하고 있다고 이 늙은이들아,
이게 자네 본심 아닌가?

 

난 버려졌다고 느낀 적 없어요

 

- 확신할 수 있나?
- 확신해요

 

명심하게. 어느 부모도 자기들이 낳은 아이를 보면서

 

“이건 아니야, 이런 애는 싫어”라는 생각에
자식을 입양보내진 않아

 

게다가, 다른 부모는 자네를 선택하지 않았나.

 

입양은 내가 선택한 게 아니었어요

 

삶에서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 건 당신도 아시겠죠

 

이성이 있으시다면 말이에요

 

나는 무언가를 포기하기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어요

 

왜 허츠펠드가 그런 내기를 제안했을까요?

 

그는 내가 자네 아버지 노릇을 하는걸 경고했었어

 

100달러는 계속 갖고계세요.
그냥 첫 번째 가사로 갈게요

 

고맙네

 

- 도대체 그놈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내기를...
- 아무것도 아냐

 

난 자네가 자랑스러워

 

고마워요 보스

 

제 친구이자 애플의 CEO인

 

존 스컬리를 소개합니다

 

존?

 

왜?

 

리사가 맥킨토시로 그림을 하나 그렸어요

 

흡사 신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애플의 매킨토시가

 

업계의 강자인 IBM과의 경쟁에서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 분기에만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애플의 사용자 친화적인 컴퓨터는

 

시장에 나온지 몇 달이 지났지만
겨우 3만 5천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외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와 호환되지 않는
닫힌 시스템을 채택한 맥킨토시가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의 처럼
비명횡사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의 여파로

 

애플이 소유한 두 개의
공장 중 하나가 오늘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달에 맥킨토시는 몇 대나 팔렸을까요?
겨우 500대입니다

 

월스트리트 종사자들을 제외한
몇몇 사람들이 놀랄만한 뉴스입니다

 

오늘 애플 이사회는 투표를 통해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를 해고했습니다

 

자의였을까요, 타의였을까요?

 

잡스의 전 상사인 애플의 CEO, 존 스컬리는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독점 인터뷰에 따르면

 

스티브 워즈니악은 그의 오랜 친구인
스티브 잡스를 비난했습니다

 

잡스는 무례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군요

 

잡스가 새로운 회사, 새로운 컴퓨터로 돌아왔습니다

 

애플은 새로운 경쟁자를 만난 셈인데요

 

스티브 잡스의 블랙큐브는
교육 시장을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세계를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잡스와 그의 새 회사
NeXT는 분명 그들 중 하나입니다

 

초점이 너무 선명해요

 

슬라이드 초점이요?

 

무대요. 핀 조명 말이에요

 

초점이 선명한 게 나은 것 같은데요

 

독단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써커스 공연을 하는 게 아니에요

 

잠깐 멈춰봐.
위로 올라가서 장비들 초점을 다시 맞춰볼게요

 

딱 하나만 다시 맞추면 되겠네요. 30 정도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한테
우호적인 사람들은 VIP룸에 있을거에요

 

워즈가 올거고

 

스티브 워즈니악이에요. 맞아요
고마워요

 

앤디 허츠펠드도 와요

 

앤디 허츠펠드요. 고마워요

 

존 스컬리도 올거에요

 

그가 와서 다행이에요

 

진심이야? 난 전혀 달갑지 않아

 

꼭 그들을 만나보셔야 해요
우리한테 경의를 표하고 싶어하니까요

 

애초에 그렇게 좋은 놈들이었다면
우리가 애플을 떠날 일도 없었겠지

 

제발...

 

진심으로 내가 잘 되길 바란다면
지들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해

 

- 한 마디만 해도 돼요?
- 그놈들은 내가 잘되는 꼴을 보고싶어하지 않아

 

뭐 어찌됐든 상관없어. 난 이미 애플 일은 잊었으니까

 

맥킨토시, 워즈, 스컬리도 다 잊었어

 

고딩 때 짝사랑을 잊은 것 처럼말이지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을 거야

 

-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 해 봐

 

당신은 그들과 맞서지 않을거라고 했지만

 

당신의 새 컴퓨터는 하필이면 교육시장을 노리고 있어요

 

애플이 바로 그 바닥의 대장인데도 말이죠

 

그러니까 그들을 만나서 얘기라도 해 봐야죠

 

그놈들은 날 고소할거야

 

그렇다고 해도

 

오늘 그들이 왔다는 건 감사할 일 이에요

 

그들은 그렇게 선하지 않아

 

그저 우리의 이별이
합의 이혼처럼 보이길 바라는 거지

 

역사는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가
아름답게 헤어졌다고 기억하지 않아

 

스티브!

 

뭘 그렇게 걱정하는거야?

 

나도 몰라요. 어쨌든 베푼만큼 돌아온다는 건 분명해요

 

그냥, 당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게 내 일이잖아요

 

우리 회사의 정체성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폴 랜드에게 10만 달러 짜리
로고 제작을 의뢰했고

 

65만 달러를 들여서 블랙 큐브의 거푸집을 만들었어요

 

하나님께서 90도만 허락하시고
90.1도는 거부하셨다는 이유 때문에요

 

90.1도를 거부한 건 나야

 

그 큐브는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해도 될 정도지

 

그 사람들을 박대하면 분명 언론에다가 당신 흉을 볼거에요

 

당신은 늘 누구와 싸움을 벌이고 싶어한다구요

 

제 일 좀 도와 주실거죠?

 

난 누구와 싸우려는 게 아니야

 

좋아요, 좋아

 

그리고 그들한테 책잡힐 일은 피하세요

 

그럴 일 없어

 

- 좋은 태도에요
- 태도가 아니라 난 원래 그렇다구

 

좀 있으면 스태프들이 조명 체크하자고 날 부를거야

 

- 지금 당장 사라지세요
- 분부대로 합죠!

 

- 됐죠?
- 됐어

 

- 하나만 더
- 뭔데요

 

이따가 기자들 질문은 받지 않을거야

 

질문은 받지 않... 왜요?

 

내가 더 나은 답을 찾기 전까진
언론은 도움이 안 되니까

 

누가 나 어딨냐고 물어보면,
방금전까지 여기 있었다고 금방 돌아올거라고 해

 

알았어요

 

누구 먼저 만나보실래요?

 

스티브 워즈니악 면상 좀 보고싶군

 

- 후...
- 잠깐이면 돼요

 

- 학교에 간 줄 알았는데
- 잠깐만 있을게요

 

넌 이미 한 시간 전에 학교로 떠났어야 해
난 네가 벌써 간 줄 알았어

 

오늘 아침에 엄마를 제시간에 깨우지 못했어요

 

전에도 몇 번 그랬구요

 

내가 먼저 알람을 듣고 일어나면
옷을 입고 아침을 먹는데요

 

가끔은 그러다가 엄마 깨울 시간을 놓쳐요

 

- 엄마는 왜 자기 알람을 맞추지 않는데?
- 제가 할 집안일들 중에 하나니까요

 

네가 왜 그런 일을...

 

엄마 어디갔어?

 

공중전화로 전화하러 갔어요

 

한 시간 전에 엄마는...

 

손 들지 말고 질문해

 

- 이 큐브가 살짝 어긋나있다고 그러셨죠?
- 맞아

 

- 제가 자로 재봤어요
- 조안나...

 

네 면 다 정확하게 1피트에요

 

블랙큐브는 육면체야

 

그리고 넌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돼

 

만약 네 면의 크기가 똑같다면,

 

나머지 두 면도 크기가 같아야 하죠

 

윗면, 아랫면,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 면은

 

앞면과 뒷면보다 1밀리미터 씩 짧게 설계했어

 

아니에요. 내가 자로 재 봤다구요

 

리사, 나는 디자인 전문가야

 

그건 고작 20센티미터짜리 자야.
그게 오차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니?

 

만약 다른 자가 있었다면, 이 자를 재 봤을거에요.
암튼 진짜 길이가 똑같다구요

 

- 엄마 돌아오자 마자 바로 학교로 가
- 자로 재 봤다구요!

 

어떻게 더 짧을 수가 있어요?

 

- 내가 했던 말 들었니?
- 네

 

가끔 넌 내 말을 듣지도 않고
네가 원하는 것만 말하는 것 같거든

 

듣고 있어요

 

- 뭐 필요한 거 있니?
- 아뇨

 

왜 직육면체면 안 돼는 거에요?

 

- 전에도 물어봤잖니
- 까먹었어요

 

광학적 부조화 때문이야

 

사람 눈에, 완벽한 직육면체는
직육면체처럼 보이지 않거든

 

그래서 두 면은 1 밀리미터 씩 짧게 만든거야

 

부조화가 뭔데요?

 

그것도 전에 물어본거야

 

왜 계속 그러는지 모르겠구나

 

예외란 게 있는거야.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난 것들이지

 

학교 갈 시간이다. 들어와!

 

두 분이 벌써 만난 줄 알았어요

 

안녕, 친구!

 

- 좋아 보이네.
- 너도 좋아보여

 

죠지가 초점 다 맞췄다고 테스트 해 보자네요

 

잠깐 나가서 걷지

 

- 얘가 리사야?
- 응

 

- 리사일 리 없어
- 리사 맞아

 

- 이만큼이나 컸네
- 애들은 금방 커. 나가자구

 

- 아저씨 기억나니?
- 기억 못할거야

 

아빠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이야

 

죄송해요. 기억이 안나요

 

정직한 아이구나

 

- 워즈?
- 알았어

 

공중 전화기에 크리산이 있을 거래.
가서 좀 찾아주겠어?

 

알았어요

 

생각보다 많이들 왔어

 

- 엄청 많이 왔지
- 맞아

 

- 졸라 많이.
- 졸라 많이.

 

우리가 같이 만들지 않은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야

 

마치 네가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것 같아

 

초대해 줘서 고마워

 

난 백지상태로 시작하고 싶었어

 

나도 그러길 바래.
그래서 뒤로 몰래 들어왔지

 

내 말은, 음...
항상 너와 함께 하겠다는거야

 

나 대신 발표좀 해 줄 수 있어?

 

사랑해, 스티브

 

나도야, 워즈

 

있잖아, 이상한 말들이 돌고있어

 

알아.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야

 

거의 공표된 거나 다름없지.
그렇게 떠벌리고 싶었어?

 

뭐라구?

 

이것 좀 봐. 샌 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이
연주할 악단석이야

 

내가 떠벌리고 싶었냐구?

 

전에 탱글우드에서 세이지 오자와를 만난 적이 있어

 

존경받는 지휘자지

 

지독한 기교파에 섬세하기까지 해

 

그에게 메트로놈이 대신할 수 없는
지휘자만의 능력이 뭔지 물었어

 

- 놀랍게도...
- 그가 널 줘패지 않았어?

 

다행히도. 그의 대답은 이랬어
“연주자는 악기를 연주하지만”

 

“난 오케스트라를 연주합니다”

 

그럴싸하긴 소리긴 한데, 별 의미는 없어 보이네

 

마쿨라, 스컬리... 그들이 자네보고 언론에
나를 씹어대라고 시킨거야?

 

나도 화를 낼 만한 이유가 있었어

 

- 그들이 시켰어?
- 절대 아니야

 

물어보긴 했을거야

 

애플은 위기 상황이었어.
넌 이미 회사를 떠난 후였고

 

누군가는 언론을 상대해야 했어

 

난 여기 있었어, 워즈. 애플이 나를 떠났지

 

내가 너한테 빌었잖아. 빌었다구

 

Apple II는 회사 수익의 70%를 차지했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던거야?

 

넌 Apple II도, LISA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어

 

이참에 확실히 해두지

 

Apple II에도, LISA에도 난 관심없었어

 

누가 시킨게 아니었어

 

내가 언론사에 했던 말은 진심이었어
완곡히 말하자면,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었어

 

- 워즈
- 왜?

 

손목에 차고 있는게 뭐야?

 

- 알고 싶어?
- 못 참겠어

 

10년 뒤엔 다들 이런걸 차고 다닐거야

 

닉시 시계란 건데, 닉시 진공관으로 만든거야

 

사실 40년이나 된 기술이라구

 

차가운 음극 진공관. 140볼트에서 작동해

 

내 손목을 45도 기울이면, 이런게 나와

 

시, 분, 초

 

우리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과 똑같지. 잘 봐봐

 

부탁인데, 비행기에 탔을 때처럼
시간을 앞당겨봐

 

그리고 표준시간대도 바꿔봐 줘

 

문제없지

 

뚜겅을 떼어 네고, 버튼만 누르면 돼

 

이봐요 승무원! 지금 이 남자가 폭탄을 터뜨리려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걸 폭탄으로 여길까?

 

지금도 100% 아니라곤 못 하겠어

 

- 내 생각엔 사람들이 적응하고 나면...
- 그럴리 없어

 

그 땐 화가 났었어

 

네가 Apple II에 대해서 했던 말들,
개발팀을 대하던 태도...

 

워즈. 넌 평생 무임 승차권을 얻었잖아

 

무대로 가봐야 해. 리허설까지 2분 남았어

 

네가 얼마나 거들먹거렸는지 기억나? 아마 넌 모르겠지

 

네가 플라스틱 수갑을 찬 채
비행기로 끌려가는걸 보고싶진 않아.

 

내가 너한테 평생 무임 승차권을 얻었다고?

 

무임 승차권을...
네가 나한테 준 거라고?

 

그러다 쓰러지겠어, 친구

 

네가 한 게 뭐야? 대체 뭘 했어?

 

왜 리사가 내 소식을 못 들었을까?

 

빌어먹을, 모든 4학년짜리 꼬맹이들이
네 소식을 들어야 한다는거야?

 

넌 코드도 짤 줄 몰라. 엔지니어도 아냐.
디자이너도 아냐.

 

망치로 못 박는 일도 못 해

 

난 메인보드를 설계했어

 

그래픽 카드는 Xerox PARC에서 베껴왔지

 

제프 러스킨은 네가 쫒아내기 전 까지 매킨토시 팀의 리더였어

 

맥은... 다른 사람들이 맥을 만들었어

 

근데 왜 하루에 10번 씩이나

 

내가 “스티브 잡스는 천재다”라는 기사를
읽어야 하지?

 

넌 대체 하는 일이 뭐야?

 

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야

 

넌 좋은 연주자고. 저 자리에 앉으면 되겠네

 

그 열에서는 가장 좋은 자리지

 

난 상황을 타개해 보려고 여기 온거야

 

- 내가 왜 왔을지 생각이나 해 봤어?
- 방금 네 입으로 말했잖아?

 

난 널 구해주러 왔어

 

네 컴퓨터는 실패할 게 뻔하니까

 

아마 어떤 대학교 자문위원회 사람이 너한테 와서

 

2,000에서 3,000달러짜리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말했겠지

 

넌 NeXT 컴퓨터를 6,500달러에 팔기로 했고

 

3,000달러짜리 하드 드라이브는 별도로 판매할거야

 

그리고 사람들은 하드 없이는
컴퓨터가 무용지물이란 걸 곧 눈치채겠지

 

왜냐면 광학 디스크는 너무 약해서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거기에 2,500달러 짜리 레이저 프린터를
추가하면 가격은 12,000달러로 뛰지

 

그러면 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큐브안에 이 모든 걸 담는 일에만
목숨을 건 바보가 되는거야

 

넌 곧바로 망하는거지

 

그리고 난 네가 그 꼴을 당할 동안
네 옆에 있어주려고 여기에 왔어

 

왜냐면 그게 친구의 도리니까

 

인간의 도리니까. 난 네 승차권 따위 필요없어

 

제발 날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지 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아

 

네가 지금 연기하고 있단 걸

 

내가 지금 네 옆에 있는 이유는
저 완벽한 큐브가 고철덩어리이자

 

개인용 컴퓨터 역사상 최악의 실패작이
될거란 걸 알기 때문이야

 

서로 다 알고있는 얘기는 그만 하자

 

- 무대로 올라갈까?
- 거의 다 됐어요

 

걸레질만 끝나면 곧 입장을 시작할 거에요

 

작동 안 하면, 망한다. 그렇지?

 

농담하는군요

 

농담이야

 

작동 안 하면, 망한다

 

슬로건으로 딱이야. “NeXT. 작동 안하면, 망한다”

 

지금 데모 얘기만 하는게 아니에요, 스티브

 

이번 일이 안 풀리면, 우리가 청산가리를
먹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 초안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거라구요
- 그럴 기회는 없을거야

 

이번에도 실패하면, 재기는 불가능해

 

당신 계획을 말해봐요

 

당신 계획이니까, 말을 해줘야 알죠

 

계속 비장의 카드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요

 

때가 되면 계획은 스스로 드러날거야

 

염산을 한 방울 떨어뜨려 줄까요?

 

별로 안 아플거야

 

계획이 뭐에요?

 

내가 당신 실망시킨 적 있어?

 

실망시키지 않은 적이 없죠

 

- 그럼 또 실망시키겠네
- 계획이 있긴 해요?

 

조안나, 계획은 있어

 

다만 당신이 거짓말하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야

 

시작을 15분만 늦추면 에비가 프로그램을
다시 짜서 마지막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언제까지 이걸로 우리가...

 

- 우리는 절대로 시작 시간을 미루지 않아, 절대!
- 알았어요!

 

- 우리는 절대로 미루지 않을거야!

 

그래도 딱 한 번만 미루면 안 돼요?

 

요즘 리사가 이미 알려줬던 것들을 다시 묻곤 해

 

하지만 그 애는 분명 답을 알고 있어

 

왜 그러는 걸까?

 

엄마나 아빠가 기분이 안좋을 때
그런 행동을 보여요

 

부모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 해 주고 싶어서요

 

흔한 현상이니까, 리사가 하고싶어하는
얘기들을 그냥 하게 냅둬요

 

자녀 양육법 같은걸 배워본 적 있나?

 

없어요

 

입장 시작하라고 해

 

- 리사 어딨어?
- 근처에 있어

 

- 그게 무슨 소리야?
- 건물 어딘가에서 뛰어놀고 있을거라구

 

한 시간 전에 당신은 리사를 학교에
데려가겠다고 말했어

 

리사가 여기 있게 해 달라고 빌더라구.
학교엔 자상한 아빠들이 너무 많아서...

 

그건 부적절해, 알아? 도덕적으로, 부모로서 부적절한거야

 

나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목적으로
리사를 이용하는 거 말야

 

리사도 곧 당신의 목적을 알아챌 거야

 

그러면 당신이 죽을 때 까지 당신을 혐오할 거라구

 

엄마가 남자들과 맞서싸우고 있다는걸
리사도 곧 알게 되겠지

 

남자들을 벗겨먹고 있는 거겠지

 

내가 모욕과 투옥에 맞서 싸운다는 걸 리사도 알거야

 

투옥이라니? 난 당신을 감옥에 쳐넣을 능력도 없어

 

병원에 가야해. 치과에도 가야하구

 

내가 대학 졸업장은 없지만,
괜찮다면 진찰해줄게

 

당신은 딸과 그 엄마를 부양할 의무가 있어

 

혹시 무당한테 집에서 굿 좀 해달라고
1,500달러 준 적 있어?

 

- 내 말을 듣긴 한거야?
- 당신은 들었어?

 

정확한 액수는 기억이 안나, 스티브

 

- 1,500 달러였어
- 공짜 굿은 없어

 

그렇고 말고. 1,500달러정도는 줘야지

 

내가 돈을 어디에 쓰든 그건... 젠장. 난 그저...

 

방금 “내가 돈을 어디에 쓰든 당신이 알바 아니야”라고
말하려고 했지?

 

난 축농증을 앓고 있고 치과 진료도 받아야 해

 

이제 굿하는 데 쓴 돈의 가치를 잘 알겠군

 

완벽한 큐브를 만드는데 쓰는 것 말이야?

 

- 이봐, 당신
- 뭐?

 

- 내가 누군지 알지?
- 알아

 

- 그럼 내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겠군
- 뭔 소릴 하는거야?

 

잘 들어. 내 주위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해.

 

뭐 하자는 거야?

 

만약 한번만 더 내 귀에
당신이 리사 머리에 그릇을 던졌다는 소리가 들리면...

 

- 뭐라구?
- 내가 전화를 걸 거야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이렇게 말하겠지
“준비는 다 끝났어요”

 

- 그게 내가 당신의 부고를 듣는 통화가 될 거야
- 이런 미친...

 

그릇은 바닥에다가 던졌어

 

리사 머리에 던진게 아니라구

 

걔는 방에 있지도 않았어

 

집에 있지도 않았... 난 분명 바닥에 던졌어

 

리사는 애야. 당신은 걔를 겁주고 있어

 

난 다 큰 어른이지. 그런데 나도 당신이 무서워

 

쓰레기 봉투를 집 밖에 내놓는 건 집안일이야

 

식탁을 치우는 것도 집안일이야

 

아침에 엄마를 깨우는 건 병신같은 일이야

 

- 당신이 먼저 부모로서 모범을 보여 봐
- 얘기 다 끝났어

 

아빠라고 인정하지도 않는 사람이
모범을 보이면 의미가 더 클거야

 

- 리사한테 소리지르지 마
- 나는 책임감을 심어주려는거야

 

- 퍽이나.
- 언젠가 리사도 나한테 고마워 할테니까

 

- 당신 꿈 속에서나 그러겠지
- 꺼져버려!

 

- 가고 있어

 

난 절대... 리사 머리에 아무것도 던진 적 없어

 

스티브.

 

그런 적 없어

 

당신이 우긴다고 없었던 일이 사실이 되진 않아

 

이번 일 끝나면 돈은 두둑이 보내줄게

 

- 무례하게 군 거 아니죠?
- 물론이지

 

- 앤디를 만날 차례에요
- 허츠펠드야 커닝햄이야?

 

- 허츠펠드요. 지금 에비랑 같이 무대 뒤에서 놀고 있어요

 

신사숙녀 여러분,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것도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말이에요
- 스티브!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 조엘?
8분 밖에 시간이 없어요

 

- 짧게라도 우리한테 해 줄 말 없어요?
- 뭐에 관해서요?

 

- 컴퓨터의 크기라던가, 용량이라든가...
- 무대 뒤로 오시면 제가 알려...

 

- 스티브한테 직접 듣고 싶어요
- 나중에 무대 뒤로 오시면

 

따로 설명 드릴게요. 전 지금껏 이런 컴퓨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오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연락해서
전면 광고를 부탁했는데

 

그 쪽 영업부에서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왜 광고가 필요하죠? 당장 백화점에 납품하면
내일부터 성탄절 만큼의 판매고를 올릴텐데요”

 

- 앨솝이 쓴 뉴스레터 봤어요?
- 제가 읽어 봤어요

 

미안해요, 조안나. 스티브한테서
직접 녹취를 따야겠어요

 

그 기사의 헤드라인은 “이봐요 NeXT,
언제부터 당신들 제품을 살 수 있죠?” 였어요

 

- 언제부턴데요?
- 지금부터 8주에서 10주 사이에 배송될 거에요

 

앨솝이 궁금해 한 건 배송일이 아니라
시장에 물건이 풀리는 날짜였어요

 

일단 우리는 앨솝 씨에게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구요

 

앨솝 씨가 독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 그게 언제쯤 가능할까요?
- 빠른 시일 내에요

 

며칠 후? 일주일?

 

이건 녹음 안할게요

 

- 오프 더 레코드?
- 비밀 지킬게요

 

- 우리 생각엔...
- 준비가 끝나는 대로 판매할 겁니다

 

- 아직 완성된 게 아니에요?

 

거의 다 됐어요

 

- 난 이 제품이 구동되는걸 보려고 지난 3주간 목빠지게 기다렸어요
- 알아요

 

- 부족한 부분이 뭐죠?
- 별 거 아니에요

 

- 그러니까 뭔데요?
- 여기까지 하시죠

 

어차피 오프 더 레코드잖아. 조엘 씨는
신뢰가 두터우신 분이시고

 

그러니까 부족한 게 뭔지 알려주세요

 

비전문가들에게 설명하려면, 우리에게
아직 OS가 없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 운영체제가 없어요?
- 그렇습니다

 

-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 그러니까, OS는 컴퓨터가 돌아가게 해요

 

사실, 컴퓨터의 일부분이죠

 

OS없이도 제품이 돌아가나요?
발표회는 어떻게 하실건데요?

 

OS가 없다는게 무슨 뜻이에요?

 

이런 거죠. 우리 수석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인 에비 테바니안이

 

오늘을 위해 데모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바꿔 말하면, 우리가 쩌는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아직 엔진 설계는 못한거에요

 

그래서 골프 카트에서 배터리를 떼어서
우리 차에 넣은거죠. 움직이게 하려구요

 

그러니까 우리 컴퓨터는 아직 데모만 가능해요

 

지금 당신들이 만든 게 시꺼먼 큐브 껍데기 뿐이란 거에요?

 

네. 그런 셈이죠

 

그래도 생긴 거 하나는 끝내주잖아요?

 

지금 오프 더 레코드니까 솔직히 말해줘요

 

의도된 전략이에요 아니면 문제가 생긴거에요?
만약 문제가 생긴거라면...

 

에비, 우리 기술엔 특허가 붙어있으니까
이 작자한테 알려주지 말라구

 

문제가 생긴게 아니에요

 

들어봤자 어차피 이해도 못해요

 

나도 이해 못 해. 그래도 특허장엔 내 이름이 올라있지

 

- 이메일 기능이 있네요
- 이 봐, 이메일은 더 이상 전문가만 쓰는 게 아냐

 

적어도 곧 그렇게 될 거야

 

NeXT 컴퓨터로 보낸 이메일은
NeXT 컴퓨터로만 받을 수 있게 해 놨죠?

 

닫힌 시스템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휴지통 모양이 별로야

 

자네가 이걸 만드느라 애쓴 건 알지만,

 

너무 끔찍해서 고맙다곤 못하겠어

 

전에 만든 휴지통을 쓸 게요

 

왜 아직까지 시계 옵션이 세 개나 있는거야?

 

- 몇 개를 원하시는데요?
- 둘. 사기 싫으면 말라고 해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당근이쥐

 

어, 저기요. 에비가 그러는데

 

오늘 아침에 약간의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다던데요

 

그걸 약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약간이라는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네

 

에비의 말을 전하는 이유가 뭐야?

 

에비가 맥킨토시 발표회 때의 저와 같은
문제를 겪지 않았으면 해서요

 

근데 오늘보니 당신은 꽤나 상냥해지셨네요

 

난 계속 성장하고 있어, 앤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지

 

음. 전 그런걸 고민해 본 적도 없어요

 

날 부끄럽게 하는구만

 

이제 자리로 돌아가지 그래

 

리사는 어떻게 지내요?
영재 특별 전형으로 입학했나요?

 

맞아, 입학 시험 결과에 따르면
리사가 하늘을 날 수 있다더군

 

- 전 심각해요. 이건 농담거리가 아니에요
- 나도 진지해

 

그래서 내가 학교에 건물도 하나 지어준거 아니겠나

 

- 건물을 지어주지 않았어도 입학할 수 있었을 거에요
- 그런가?

 

네. '맥월드'에 실긴 웃긴 기사 좀 보실래요?

 

- 지금은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어
-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 조안나! 이것 좀 봐요!
- 앤디, 스티브는 곧 무대로 올라가야해요

 

가이 가와사키가 '맥월드'에 쓴 글이에요.
읽어보시면 좋아하실거에요

 

저기, 나중에 읽으면 안될까요?

 

애플이 NeXT를 인수할지도 모른다는 허구적 기사에요

 

이 사람이 상상하길, 가까운 미래에 애플이
당신들 OS를 원해서 NeXT를 인수할 거래요

 

그리고 스티브는 CEO로 컴백하구요

 

또 빌 게이츠는

 

“잡스가 돌아왔으니 마이크로소프트가 배낄만 한
놀라운 혁신을 기대한다” 네요

 

- 나중에 꼭 읽어보세요
- 고마워

 

건물을 기증하지 않으셨어도
리사는 입학할 수 있었을 거에요

 

아직도 그 얘긴가. 아무튼 이 기사는
인터뷰에서 꼭 언급해야겠어

 

좋아요. 행운을 빌어요

 

고마워

 

이리 주세요. 나중에 갖다 버릴게요

 

이건 내가 갖고 있을게

 

왜?

 

왜 그래?

 

이제 스컬리를 부를까요?

 

잠깐만!

 

리사!

 

소리지르지 마세요!

 

리사?

 

이제 그만 가거라

 

여기 있으면 위험해.
그래서 허가된 사람들만 올라올 수 있는거야

 

엄마랑 있기 싫어서 숨어있는 거니?

 

숨어있는 게 아니에요

 

내려 가자

 

무슨 노랠 듣고 있었니?

 

똑같은 노랜데, 두 가지 버전이 있어요

 

노래가 끝나면 되감기를 해서 계속 다시 듣고 있어요

 

같은 곡인데, 버전만 다른 거에요

 

- 제목이 뭐니?
- 알려드릴게요

 

아주 옛날 건데, “지금 양면을 보고있어요” 에요

 

- “지금 양면을 보고 있어요”?
- 네

 

내용이 뭐니?

 

3절까지 있는데요. 구름, 사랑, 인생에 대한 거에요

 

가수가 노래를 하는데, 뭐에 대한 거냐면...

 

그러니까 그게...

 

- 구름, 사랑, 인생에 대해서?
- 맞아요

 

먼저 한 쪽 면을 보다가, 곧 다른 면을 보고,
그러다가...

 

구름, 사랑, 인생이 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지

 

바로 그거에요

 

맞아. 조니 미첼이 불렀지

 

내가 아는 노래인 걸 보니
그렇게 옛날 노래는 아닌 것 같구나

 

이제 학교 갈 시간이야

 

두 버전의 차이가 뭔지 알고싶으세요?

 

지금 당장

 

첫번째 버전은 아빠가 계집애같다고 생각할 거에요

 

지금 당장 알고싶다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학교에 가야한다는 말이었어

 

여기 남아서 발표회를 구경할래요

 

꾀를 부리는구나. 그건 범죄야

 

중요한 건 벌써 다 배웠다구요

 

- 어떻게 배웠는데?
- 예습했어요

 

미국의 개척자들도 배웠고

 

독립선언문도 배웠어요

 

한번에 수 세기를 건너 뛰는구나

 

스티브? 크리산이 왔어요

 

얼른 와

 

여기 남아있을 핑계 하나만 대도 돼요?

 

안 돼

 

- 리사는 내가 데리고 있었어
- 이리 오렴. 아빠는 우리를 싫어하시니까

 

- 그런 거 아냐. 싫은게 아니라...

 

네가 학교에 가야 하잖니

 

아빠가 나보고 범죄자래요
지금 밖에 나가면 경찰이 잡아갈 거에요

 

아무도 널 안 잡아가. 아깐 농담이었어

 

알았어요

 

있잖아. 두 번째 버전은 뭐였니?

 

첫 번째 버전은 계집애같다고 했었지.
두 번째는 어떤 느낌이니?

 

적절한 단어가 안 떠올라요

 

알았다. 좋은 하루 보내렴.

 

- 후회하는 거에요
- 뭐?

 

과거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하는 거에요

 

너는 후회하기엔 아직 너무 어려

 

제 얘기가 아닌데요

 

그 가수가 그렇단 거에요

 

알았다. 후회. 이제 이해가 되네...

 

아빠랑 살고 싶어요

 

6분 남았어요

 

- 스컬리 만나실 거에요?
- 아니

 

내가 경비원들을 고용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나?

 

몰래 들어오는게 이렇게 쉽다니.

 

나와 달리 당신은 늙지도 않네요.

 

젊음을 파는 악마와 거래라도 했나봐요

 

내가 지난 4년 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나?

 

지금에야 말해서 미안한데요, 존.
당신은 한 번도 속내를 드러낸 적이 없었어요

 

갓 태어난 아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지

 

이 말 기억나?

 

84년도, 맥킨토시 발표회에서 자네가 한 말이야

 

- 알아요
- 입양되는 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어

 

곧 무대로 올라가야해요. 그러니까...

 

왜 사람들은 내가 자네를 해고했다고 생각할까?

 

난 괜찮아요, 존. 다 끝난 일 이에요

 

-진심이야?
-네?

 

아닌 척 하지 마. 자네는 그 일을 못 잊어

 

어째서 사람들은 당신이 나를 해고한 거라고 생각하는지,
그걸 물어보러 오신거에요?

 

왜 사람들은 내가 자네를 해고했다고 생각하는걸까?

 

몇 가지만 물어볼게요, 괜찮죠?

 

당신은 그 광고를 마음에 들어 했어요. 그렇죠?

 

'1984' 광고. 당신은 좋아했죠.

 

- 가구는 언제 들일 건가?
-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간단해. 카우치 하나 사서 저쪽에 놓으면 되겠구만

 

고작 인테리어 얘기하려고 여기 오신거에요?

 

난 그 광고가 마음에 쏙 들었네

 

- 그랬어요?
- 자네도 알잖나

 

거짓말 씨부리지 마요. 당신은 광고를 내리려고 했어

 

- 맥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자구
- 다 지난 일이에요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요. 1,995달러로 내려야 해요

 

홍보 예산을 두 배로 늘리고

 

내장하드에 더 투자하고

 

파일서버에도 돈을 좀 더 들여요

 

- 내가 광고를 내리라고 했다는 소릴 누구한테 들었나?
- 리 클라우요

 

- 그는 틀렸어
- 그가 거짓말을 했다구요?

 

- 그가... 오해한 거야
- 그 돈을 다 어디서 구하라구?

 

Apple II 생산을 중단하면 돈이 생기죠

 

Apple II가 우리 회사 돈줄이야

 

- 당신은 이사회에 동의했어요
- 난 이사회의 고민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사회가 맥을 신경이나 썼나요?

 

- 맥은 여러 선택지들 중에 하나였어. 하지만...
- 뭐요?

 

정말 궁금해서 묻는거에요
방금 선택지들이라고 했잖아요

 

선택지들 중에, 맥은 음침한 성단에 속해 있었어

 

우리가 살 수 없는 행성에 살고 있었다구

 

미래는 암울해 보였고, 애플의 정체성에 맞지 않았어

 

그리고 우리는 맥을 성공시키지 못했지

 

사람들은 우리 광고에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우리가 뭘 팔려는 건지 알지 못했어

 

맥의 가격을 1,995달러로 내려요

 

어떠한 시장조사 보고서도 맥이 비싸서
실패한 거라고 하지 않았어

 

보고서는 맥이 쓸모가 없어서 안팔린다고 지적하고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닫힌 시스템이니까.

 

우린 사람들이 열린 시스템을 원하는 걸 몰랐지만,
그게 현실이야

 

소비자들은 슬롯을 원하고, 선택하길 원하고,
추가 옵션을 원해

 

오디오를 사는 것처럼 말이야.
이것 저것 조합해 보길 원하지

 

존, 들어봐요. 늘 소비자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단언하는데, 소비자 뿐이에요

 

- 스킨헤드를 광고에 썼잖아
- 스킨헤드를 해방시켰죠

 

- 해방이 문제가 아니었어
- 스킨헤드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그냥 엑스트라였다구요

 

사람들은 그들이 스킨헤드인지도 몰랐어요

 

난 그저 이사회의 고민에 대해...

 

당신이 라이프스타일 광고의 시초였는지는 몰라도

 

애플은 내 브랜드였어요

 

내 일은 이사회에 조언을 하는거야

 

우린 펩시를 마시면 행복할 거라고 광고했어

 

닥터페퍼를 마시면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광고는 않았다구

 

가격을 내리고 홍보비를 늘리라고 조언하세요

 

- 그렇게는 못 해
- 그리고 우린 증명해냈지

 

사람들이 뚜껑을 따고, 컵에 음료를 채우고,
소비하길 원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줬어

 

그럼 뭐라고 할래요?
맥을 끝장내라고 할 거에요?

 

이미 그렇게 말했네, 스티브

 

뭐요? 언제요?

 

당신은 펩시에서의 성공이

 

음료수 캔 따는 방법을 알려줘서라고 믿는 거에요?

 

내가 그 광고를 내린 게 아니야!
난 오히려 노력했다고!

 

얼마 안 됐어. 한 시간 전에.

 

방금 마쿨라 집에 들렸다 왔네

 

- 그가 뭐래요?

 

- 뭐라는데요?
- 새로운 걸 개발하라더군

 

팀을 꾸려줄게. 마우이에 가서 시작해

 

그 리조트에 있는 소파가 아주 편해

 

잠깐, 지금 당신이 이사회에
맥 판매를 중단하라고 조언했다는 건지

 

나를 맥 팀에서 빼라고
조언했다는 건지 설명 좀 해줄래요?

 

우리는 처음에 3개의 슈퍼볼 광고 자리를 따냈어.
30초 두 개랑 60초 하나.

 

그런데 이사진에게 광고를 보여줬더니
광고를 내보내지 말고

 

차라리 광고 자리를 다른 회사에 팔라더군

 

우리 대행사였던 Chiat/Day는 30초 짜리
두 개는 팔았지만 60초 짜리는 팔지 못 했어

 

그리고 난 리 클라우에게 말했지

 

60초 짜리 광고 자리도 마저 팔지 못하면

 

매우 곤란한 일이 생길거라고

 

만약 가격을 낮추고 홍보비를 늘리면...

 

가격을 낮추고 홍보비를 늘리면...

 

그 돈을 마련하려면 Apple II를 포기해야 해

 

아직도 Apple II를 판다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요?
난 부끄러워 죽겠어요

 

회사 주주들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아

 

난 주주들 의견 따위 신경쓰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당신을 고용한 거고,
그게 당신 책임이에요

 

주주들이 내 가장 큰 골칫거리야.
그리고 이사회 대표들이 바로 주주들이라고!

 

그게 회사가 돌아가는 방식이야.

 

60초 짜리를 파는 걸 막으려 한 게
리 클라우가 아니라구요?

 

내가 막으려 했었어

 

그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독단적으로
판매를 막으려 했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래요. 난 당신이 팔려고 한 걸 그가
막으려 했을거라고 생각해요

 

- 광고를 지키려고 했던 사람은 나 뿐이었어!
- 당신은 그 광고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맥이 출시되기 불과 두 달전에
그걸 막으려고 한 사람이니까!

 

넌 망상에 사로잡혀 있어

 

-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 해 봐

 

난 당신이 여기 온 목적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자네가 애플을 떠난 이야기를
신화처럼 떠받들고 싶어할 지 몰라도

 

그건 전부 사실이 아니야

 

- 내가 직접 이사회에 말하겠어요
- 그러지 마

 

- 할 거에요
- 넌 못 해

 

왜요?

 

그들은 더 이상 자네가 회사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협박 편지를 받고 있네.

 

살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내 아이들도 협박에 시달리고 있어
왜 사람들이 내가 당신을 해고했다고 생각할까?

 

이제 조안나가 날 부를거에요

 

- 스티브?
- 짜고 치는거 아니에요

 

알았어, 바로 갈게

 

난 이사회에서 자네를 변호했었네

 

- 날 변호했다구요?
- 이사회에게 선택을 하라고 했어

 

Apple II에 투자할 건지, 맥에 투자할 건지 물었네.
그들은 Apple II를 택했어

 

광고 자리를 팔려고 했던
그 멍청한 놈들한테요?

 

나는 중국행 비행기를 타려던 참이었네

 

스컬리 씨, 전화가 왔는데요

 

공항 라운지에서 나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았었다면 비행기를 탔었겠지

 

- 누가 전화했는데요?
- 그건 중요치 않아

 

나한텐 중요해요. 전화한 사람이 누구였어요?

 

존 스컬리입니다

 

존? 지금 만약 비행기를 타면

 

이륙하자마자 당신은 해고될거야

 

스티브가 이사회에 연락을 했네.
자네를 해고하라고

 

이미 내 수화물은 비행기에 실려 있었어.
내 물건들은 아직까지 베이징에 있겠지

 

난 즉시 차를 타고 회사로 돌아갔네.
캄캄한 한밤중에 말이야.

 

나도 늦은 시간인 거 알아요. 하지만 의결을 하려면
정족수를 채워야 해요. 스티브도 부를거에요.

 

당신은 내게서 맥을 뺐어갔고, 그건 비열한 짓이었어요

 

- 그 때 이사회를 소집한 건 날 죽이겠다는 거 였죠
- 바로 그거. 바로 그거야

 

- 그 때 사람들을 부른게 내 실수였어, 이 친구야

 

- 그건 자살행위였거든

 

나는 바보같이 내 패를 자네에게 보여줬어

 

내 패를 깠다고. 그리고 자네는 다 망쳐버렸지

 

내가 뭘 하려 했다고 생각했었나?

 

난 한 판 져주는건 상관없어. 파산하는 게 두려울 뿐이지

 

난 한 판도 질 수 없어요

 

시장 점유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맥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유일한 희망은 Apple II에요. 하지만 그것도
구식이 되어가는 OS때문에 잘 안팔리고 있죠

 

소비자들은 벌써 CP/M 운영체제가 돌아가도록
우리 컴퓨터를 개조하고 있어요

 

그건 원래 인텔 기반 컴퓨터용인데 말이죠

 

간단하게 얘기하죠

 

Apple II를 업데이트하는데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맥에 투자된 돈을 회수해서 말이죠

 

맥은 실패했네. 현실을 받아들여

 

- 가격을 낮추면 돼요
- 그런 증거는 어디에도...

 

내가 바로 증거에요!

 

맥에 관해선 내가 세계 최고의 전문가에요, 존.
당신 이력서엔 뭐가 있어요?

 

자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고

 

반항적이며, 주변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네

 

우리 회사 최고의 엔지니어들은
Sun, Dell, HP로 빠져나가고 있고

 

월 스트리트는 우리 회사의 리더가 누군지도 모르네

 

그리고 이미 수억 달러 어치의 신용을 잃었지

 

그리고 난 애플의 CEO야. 스티브.
이게 내 이력서일세

 

하지만 그 전에, 당신은 탄산이 든
설탕물 따위나 팔았죠?

 

나랑 워즈니악은 더러운 차고에 쳐박혀서
미래를 창조하고 있었어요

 

왜냐면 돈벌레들이 거수투표나 하는 동안
예술가들은 세상을 이끄는 법이니까

 

알겠어.

 

저 친구 지금 제정신이 아니구만

 

전 오늘밤 사직서를 제출할 겁니다

 

제가 계속 머무르길 원하신다면

 

스티브를 내 보내세요

 

그가 소유한 주식은 그대로 일테니
우리의 뉴스레터를 받을 수 있을겁니다

 

그래도 더 이상 회사 내부의 일을
알아선 안 되겠죠

 

농담 아니에요. 투표해야하니까 서기관을 불러요.

 

어디 맘대로 해보시지

 

자네가 지난 수 년 동안 언론을 길들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걸 인정하네

 

그렇게 언론을 조종해왔지

 

어느 누구도, 어떤 에디터도, 어떤 발행인도

 

지금까지 진실을 모르고 있으니까 말이야

 

자네가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걸 말이지

 

심지어 내가 자네에게 그들이 뭘 하려 했는지
알려준 다음에도 말이야.

 

그것도 만장일치로.

 

나도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해요, 존.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으니까

 

난 내가 옳다고 믿었기에
이사회를 압박했을 뿐 이에요

 

- 아직도 내가 옳다고 믿고, 실제로 옳아요.

 

난 그날 배신당했죠

 

이젠 다 잊었어요

 

시간은 어쨌든 제 역할을 하니까요

 

근래엔 정말 그 때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이제 당신이 왜 화가 났는지 알겠네요

 

나도 사람들이 진실을 알길 바래요

 

시간 됐어요

 

알았어

 

날 고소라도 할 건가?

 

어리석게 굴지 마세요

 

난 그냥 내 자리에서 당신이 하는 일을 지켜볼 거에요

 

좋은 식사와 55년 산 마고를 마시면서
서류에 서명이나 할 거라구요

 

- 지저스...
- 조언 하나 해 드릴까요, 펩시 아저씨?

 

워즈를 시켜서 언론에 날 물먹일 생각은 하지 마요

 

그 누구도 시키지 마요. 당신 자신이든, 마쿨라든, 아서 락이든

 

열심히 사는 사람들 건들지 말라구요

 

그들을 이용해 먹으려고 하지 마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든
난 늘 그들을 보호할 거에요

 

가요, 스티브

 

남자답게 굴어요

 

이만 가 봐야겠어요

 

역시 난 싸움을 벌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거 알고 있었어요? 우리가 애플에 있을 때

 

매킨토시 팀에서 매년
당신한테 대든 사람을 뽑아서 상을 줬다는 거?

 

몰랐어

 

- 제가 그 상을 받았죠. 3년 연속으로.
- 멋지군

 

이 사람...

 

'맥월드'의 가이 가와사키란 사람 말이에요

 

이 사람이 정말 우연히 이걸 쓴 거에요?

 

당신은 실제로 애플이 어떤 OS를 원하는지 알아내려고

 

여태껏 NeXT OS개발을 미루고 있는 거잖아요

 

당신 말이 사실이래도 난 찔릴 게 없어

 

스티브, 준비 다 됐어요

 

난 당신의 가장 가까운 동료에요.
당신의 베프라구요

 

당신의... 뭐라고 부를까요?

 

당신의 업무상 아내, 시간 관리사였어요

 

지난 3년 동안요

 

언제부터 ‘스티브 잡스 복수 머신’을 가동한 거에요?

 

곧 시작해요

 

'스카이랩' 기억나?

 

데이터 수집을 위해 NASA에서
70년대 초에 쏘아올린 무인 인공위성이야

 

그런데 그들이 그걸 쏘아 올릴 때

 

그걸 회수할 방법은 알지 못했지

 

8년 후에 그들은 그 인공위성이
가까운 하늘에 있다는 걸 감지했고

 

그걸 어떻게 처리할 지 결정했어

 

금방 오실거에요

 

인공위성을 회수하지 않기로 한 거야

 

결국 인공위성은 폭발해버렸고 그 잔해들은

 

시속 1000마일의 속도로 인도양에 추락했지

 

- 어떤 파편은 이 쪽에, 다른 파편은 저 쪽에 떨어졌어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지

 

난 진심으로 대학교의 고등교육에
쓸만한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기술은 내가 원하는만큼 빨리 발전하지 않아

 

우린 더 이상 자금도 없잖아

 

신사숙녀 여러분, 이제 곧 행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애플이 혁신을 멈췄을 때,
난 어떤 대안을 발견했어

 

조안나, 나도 학교들이 좋은 스피커가 달린
13,000달러 짜리 전자사전을 살 리가 없다는 거 알아

 

당신도 알고 나도 알지

 

하지만 애플은 살 거야

 

에비 테바니안은 애플이 원하는 OS를
만들 수 있으니까

 

그들은 나도 같이 살 거야

 

내게 5억 달러의 주식과 닫힌 시스템을 허락하면서 말이야

 

신사숙녀 여러분,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관계자들에게 처음 소개된 지 일 년이 훌쩍 지난

 

NeXT 컴퓨터가 드디어 시장에 공개됐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실망시킬 두 가지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

 

컴퓨터의 높은 가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랙 큐브에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NeXT가 캐논에게 공장을 팔고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했습니다

 

오늘날 컴퓨터 시장은
죽거나 죽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애플 컴퓨터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거의 2,500명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중인 가운데

 

CEO 존 스컬리의 전략 사업인 Newton을 제외하면

 

새로운 혁신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신이 진짜 휴대폰을 원하신다면,
Newton PDA를 원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용해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수도 있어요

 

이 제품은 손글씨를 컴퓨터 텍스트로 바꿔줍니다

 

돌프, Newton에 이렇게 써봐.
“마틴을 패버려”

 

- 고물같으니!

 

1980년도에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30%였습니다

 

오늘날엔 겨우 3.2%에 불과하지만요

 

그렇습니다. 애플이 존 스컬리를 해고했습니다

 

인터넷은 어때요? 인터넷에 대해 좀 아시나요?

 

아마 세상을 바꿀겁니다

 

애플 컴퓨터에 대한 루머가 다시 떠돌고 있습니다

 

누가 회사를 이끌것이냐 하는 문제인데요

 

이번 뉴스는 주목할만한 재결합 소식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10억 달러를 들여

 

애플이 NeXT의 운영체제를 구입한다는 소식입니다

 

집 나간 탕아가 돌아올까요?
분명합니다

 

맥이 돌아옵니다

 

-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븐 잡스가...
-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옵니다

 

여러분의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있는 사진을

 

모든 제품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세대의 입출력 장비를 채택했습니다

 

두 개의 12메가바이트 USB 포트.

 

구시대의 애플 입출력 장치는 잊으세요

 

스테레오 서라운드 사운드가 모든 제품에 적용될 겁니다

 

그리고 최고의 키보드와 끝내주는 마우스가 함께합니다

 

- 이번엔 살아있는 쥐를 사용했거든요

 

10분 뒤면 입장이에요 스티븐

 

관객 리허설은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요?

 

내가 제대로 본 건가? 저기 스티브 워즈니악이 앉아있다니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고
혹시 워즈가 갖고 있는 시계는 정확한지 물어봐

 

- 제 시계는 정확해요. 그리고 우린 시간이 얼마 없어요

 

- 최고의 키보드와...
- 최고의 키보드와 끝내주는 마우스

 

- 여러분, 이게 오늘날의 컴퓨터라네요

 

이제, 여러분에게 내일의 컴퓨터는 어떤 모습인지 보여드리죠

 

아이맥을 소개합니다

 

아주 좋았어

 

왜 전보다 더 좋은 것처럼 느껴지지?

 

- 난 모르겠어요
- 뭔가 달랐어

 

거기 멍청이 씨!

 

그녀가 여러분 중 누군가를 찾고 있네요

 

- 뭐가 다른지 눈치 챘어요?
- 그게 내가 궁금했던...

 

비상구 표시등이 꺼져 있었군!

 

- 완벽한 어둠이죠
- 결국 해냈어

 

비상구 표시등을 우리 컴퓨터에 연결했어요

 

신호를 보내면 7초 동안 꺼졌다가 다시 켜져요. 이론상으로는.

 

- 합법적인거야?
- 아뇨, 절대 그렇지 않죠

 

- 우리 제품에 대한 기사들 좀 보시겠어요?
- 그건 나중에 보기로 하죠

 

- 아뇨, 스티브가 좋아할 거에요
- (안 돼요)

 

- 그럼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 아냐 지금 보여줘

 

- 미안해요
- 다들 서둘러요

 

이제 몇 분 밖에 안 남았어요.
전부 다시 체크해 봅시다

 

잠깐 파나소닉에서 훔친 무선 카메라를 가져올게요

 

아이맥을 자세히 보여드려야 하니까요

 

본체는 전부 반투명입니다.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어요

 

- 이 정도면 타협할 수 있지, 워즈?

 

- 여전히 본체를 열 순 없지만, 안을 볼 수 있잖아
- 공평하군

 

전면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달렸구요.
적외선 포트는 여기 있어요

 

씨디롬 드라이브는 가운데 달렸죠

 

- 듀얼 스테레오 해드폰 잭은 여기

 

그리고 모든 연결단자는 이 귀여운 문 안쪽에 있습니다

 

이더넷과 USB포트요

 

아이맥엔 분명 맥킨토시의 피가 흐르지만

 

우리가 주 타겟으로 하는 사용자들은

 

그동안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

 

잠깐만요, 잠깐 멈춰요

 

인터넷을 요구했던 분들입니다

 

- 조안나?
- 네

 

잠깐 내 앞에 서 봐. 이 기사들을 좀 읽고 싶은데,
조엘이 모르게 하고싶어

 

기사가 모두 호의적이에요

 

“아이맥은 끝내주게 멋진 디자인의 컴퓨터일 뿐 아니라

 

실리콘 밸리 드림의 원조 격인 애플이

 

더 이상 비틀거리는 몽유병 환자가
아니라는 가슴 벅찬 선언이다”

 

이 표현 맘에 드네. 몽유병이라니.

 

스티브? 미안하지만 정시에 시작하려면
잠깐 무대를 비워야 해요

 

우린 반드시 정시에 시작할 거에요

 

여기, 이거 가져가

 

여러분, 다 됐습니다. 이제 걸레질 좀 하고
완벽한 세팅으로 손님들을 맞읍시다

 

모두 사랑해요

 

앤디있나? 잠깐 얘기 좀 하게

 

- 어떤 앤디요?
- 허츠펠드

 

'포브스'는 아이맥을 “업계를 뒤흔들 성공작”으로 평가했다

 

이것도 좀 봐요

 

아주 나를 남편다루듯 대하는군?

 

우린 연인이 아니에요. 이거나 보세요

 

- 스컬리
- 그가 뭐라고 했나 보세요

 

“잡스는 15년 전 애플이 잘나가던 시절의 단순한 전략을
다시 들고 나왔다”

 

“히트할 만한 제품을 만들고
맹렬한 마케팅으로 홍보하는 방법이다”

 

- 꽤나 호의적인데
- 맞아요

 

내 말이.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든 양반인데 말이에요

 

비꼬는 게 아니라, 이 정도면 정말 호의적이야

 

- 이 양반이랑 연락해?
- 아뇨

 

88년 이후로 한번도 연락 안했어?

 

그랬다면 당신에게 말 했었겠죠

 

뭐, 상관 없어

 

내 말을 거스르는 사람은 나도 필요 없으니까

 

그 짓을 하고선, 15년 뒤에 갑자기... 뭘 어쩌라는 건지

 

농담이야

 

오늘 왜 이렇게 예민해?

 

무대로 가요

 

“애플이 지금 판매하는 건 그저 요란한 리더쉽이다”

 

무시하세요

 

- 빌 게이츠가 날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
- 나도 모르죠

 

둘 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긴 하네요.
내 말이나 좀 들어봐요

 

그는 내가 중퇴한 학교보다 좋은 학교를 중퇴했어

 

그래도 그놈은 그냥 공돌이야. 설명해 줄게

 

리사랑 화해하세요

 

그거 알아, 조안나? 우리 선은 지키자고

 

당신은 내 아파트에 새벽 1시에 찾아와선
청소를 했어요

 

지금 어떤 선을 말하는거죠?

 

- 거기. 딱 거기까지.

 

만약 제가 지금 우리의 진짜 예상매출을 알려드리면

 

무대 위에서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겠어요?

 

무슨 소리야, 진짜 예상매출이라니

 

- 지금까지 줬던 건 가짜였어?
- 그건 최악을 가정한 수치였어요

 

마케팅팀이 나한테 거짓말 한 거야?

 

당신이 앞서나가지 못하게
예상치를 관리해왔던 거에요

 

진짜 예상매출은 뭔데?

 

우리는 처음 90일 동안 백만 개를 팔 거에요

 

그 후론 매달 2만 개 씩 팔 거구요

 

- 이럴 수가!
- 그래요

 

봤지? 드디어 오랬동안 기다려왔던...

 

게다가, 구매자의 32%는

 

컴퓨터를 처음 구매하는 고객들이에요

 

그리고 12%의 사람들은 이미 윈도우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구요

 

이게 바로 빌 게이츠가 당신을 싫어하는 이유에요

 

그리고 최단기간에 최다판매를 기록한
컴퓨터가 될 거에요

 

당신은 우리 회사를 다시 살려냈어요

 

3,000명의 직원을 자르고

 

생산 라인의 70%를 폐쇄했던 회사를요

 

그러니까 스티븐, 이제 끝났어요

 

당신은 이길 거에요

 

- 이 순간을 즐기지 않는 건 범죄에요
- 즐기고 있어

 

그러니 리사하고도 화해하세요

 

- 있잖아...
- 제발...

 

나도 다른 사람들만큼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어

 

- 억만장자가 되면 조금은 포기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 안 돼

 

- 리사가 한 일은...
- 리사가 한 일은 엄마가 집을 파는 걸 용인한 거지

 

- 크리산은 그 집을 팔았고..
- 리사가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엄마가 집을 파는 걸
리사가 어떻게 막을 수 있었겠어요?

 

그 집은 공동명의로 돼 있었어

 

어떻게 엄마를 막았겠냐구요

 

반대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일을 바로잡는 첫걸음이지

 

고작 19살 짜리 소녀한테, 엄마가 집을 파는 걸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과잉반응을 보이는게 옳다고 생각해요?

 

리사는 막을 수 있었어

 

리사가 엄마를, 그 유별난 엄마를 막을 수 있었다구요?

 

리사는 나를 엿먹이려고
일부러 집을 파는 걸 용인했어

 

난 리사가 파이프 폭탄을 보일러에
던졌대도 상관없어요

 

가서 화해해요, 당장

 

걔는 지금 몇 달 째 삐딱하게 행동하고 있어.
날 약올리려고 말이야

 

- 화해해요
- 이게 무슨...

 

화해해요, 스티브

 

- 진정해
- 화해 안 하면 당신이랑 일 안해요

 

어때요? 내가 퇴사하면 영영 볼 일 없겠죠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지난 19년 동안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요

 

나는 목격자였어요. 사실 공범이었죠

 

사랑해요, 스티브. 당신도 잘 알잖아요

 

난 돈보다 제품을 먼저 생각하는 당신이 좋아요

 

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일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어선 안 돼요

 

아빠로서의 모습,

 

그게 당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어야 해요

 

그리고 지난 20년동안 나를 슬프게 한 건

 

당신은 최악의 아빠였다는 사실이에요

 

어렵지 않아요
아주 쉬운 일 이에요

 

화해하세요

 

당장요. 안그러면 앞으로
당신이 나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내 새 직장에 전화를 거는 것 뿐이니까

 

- 이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 아니요

 

- 난 리사와 크리산 모두를 위해 그 집을...

 

- 아니요
- 뭐가 아니란거야?

 

- 아니라구요. 당신은 집 때문에 리사한테 화가 난 게 아니에요

 

장담하는데, 내가 리사한테 화난 건 집 때문이야

 

'현실왜곡장'이라고 들어봤어요?

 

- 들어봤어
- 그럼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도 알겠네요

 

들어봤어. 기사도 읽었어.
존 바에즈가 노래를 통해 내게 알려준 거지

 

하지만 당신이 지어낸 말이 분명한 '현실왜곡장' 덕분에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있는거야

 

알아요

 

사람들이 나한테 "그건 불가능해"라고 할 때 마다

 

내가 통장에 1달러 씩 저축했다면
지금쯤 돈이 엄청 쌓였을 걸

 

- 그것도 알아요
- 근데 뭐가 문제야?

 

- 문제요? 적어도 리사의 집은 문제가 아니에요.
- 조안나... 난...

 

문제는 리사가 하버드에 입학했는데도
당신이 등록금을 내주지 않는다는 거죠

 

그 애가...

 

그 정직하고 꾸밈없는 애가...

 

리사가 내가 등록금을 내주지 않을거라고 하던가?

 

진작 당신을 때려눕혔어야 했는데

 

리사가 당신한테 직접 말했어?

 

- 앤디가 말해줬어요
- 어떤 앤디?

 

허츠펠드요

 

허츠펠드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가 직접 하버드에 25,000달러의 등록금을 냈으니까요

 

그게 무슨 개같은... 앤디가 등록금을 내 줬다고?

 

당신도 알고 있던거 아니에요? 그래서 앤디를 보자고...

 

아니, 내가 앤디를 보자고 한 건...

 

등록금을 내주지 않겠다고 리사한테 직접 말했어요?

 

- 그래. 왜냐면...
-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요?

 

왜냐면 그 애 엄마가 집을...

 

허츠펠드라고? 난 그냥 리사를 조금 혼낸거야

 

그냥 대화를 하고 있었다고...
당신은 내가...

 

난 지금 리사 때문에 엿먹은 거라구, 조안나

 

리사는 날 엿먹이고 싶었던거야... 난 그저...

 

당신은 리사를 협박한 거에요

 

허츠펠드가 등록금을 대신 내다니...

 

- 리사도 알아?
- 알 거에요

 

사람시켜서 리사 좀 데려와 줄래?

 

물론이죠

 

고마워요

 

저기,

 

할머니가 늘 저한테 해주시던 말이 있는데...

 

관심 없어요, 선생님.

 

- 리사 데려올게요
- 고마워

 

- 허츠펠드한테 나 좀 보자고...

 

저 앤디에요!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가 봐

 

들어 와!

 

오늘 멋진데요

 

- 고마워요
- 안 그래요?

 

완벽해. 항상 그래서 문제지. 가 봐.

 

- 음, 왜 저를 보자고 했는지 알아요
- 그래?

 

스티브...

 

- 벌써 입금했어?
- 네

 

그럼 하버드는 앤디 허츠펠드가
리사의 등록금을 냈다고 기록하겠군

 

그런 건 기록하지 않을걸요

 

아마 누가 냈는지는 신경 안 쓸거에요

 

그건 그렇다 치자. 아무튼 넌 나한테 모욕감을 줬어

 

이해해요. 당신이...

 

돈은 오늘 당장 돌려줄 게.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요.
사과할게요. 진심으로요.

 

하지만 제 얘기도 좀 들어보세요

 

나라면 어떤 변명도 못 할 것 같은데.

 

당신하고 리사가 다시 화해할 거에요
늘 그래 왔으니까요.

 

하지만 그 때 등록금을 내지 않았으면
한 학기를 통째로 날릴 뻔 했다구요

 

- 그래서?
- 그랬으면 학교 친구들이 캐물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리사도 필요한 게 있었다구요. 양말 같은 거.

 

- 뭐라고?
- 학교 기숙사는 추워요. 두꺼운 양말이 필요해요

 

- 그래서 양말을 선물했다구?
- 아니죠, 양말 사라고 돈을 좀 줬어요

 

넌 리사의 대리인이 될 자격이 없어

 

내 결정을 무시할 자격도 없어. 알겠어?

 

아빠 노릇할 생각하지 말라구!

 

누군가는 해야만 했어요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야?

 

난 리사를 6살 때 부터 봐 왔어요

 

그 뿐 아니라...

 

당신과 나... 우리 관계를 떠나서, 크리산은 내 친구에요

 

- 네가 가족상담사라도 된다는 거야?
- 당신 가족 모두의 친구란 거죠

 

그럼 리사가 상담치료를 받는다는 것도 알겠군

 

- 알아요
- 지난 몇 년 동안

 

- 네
- 나 몰래 말이야

 

- 그건 제가 참견할 일이 아니죠

 

네가 참견하지 않는 일도 있다니 놀랍구만

 

리사는 상담치료를 마음에 들어해요

 

그리고 아빠와 엄마도 함께 상담을 받길 바라죠

 

그리고 네가 이 사실을 아는 이유는
바로 네가 그 치료사를 추천했기 때문이고

 

그냥, 그 쪽에 아는 사람이 있었어요

 

내 말은, 네가 리사한테 상담치료를 추천했단 거야

 

그거 알아요? 꽤 오래된 얘긴데,
전부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크리산에게 리사는 상담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 게 바로 네놈이지

 

스티브, 과대 해석하지 마요.
상담 치료는 지극히 평범한...

 

그게 아니라...

 

내 말은, 그게 왜 상처가 된다는 거에요?

 

두고 보면 알겠지

 

크리산은 내 친구에요

 

- 이유가 뭐야?
- 그러니까...

 

크리산한테 리사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 한 이유가 뭐야?

 

잘 기억은 안나요. 그냥 대화중에 ...

 

그냥 내 생각을 말했어요. 치료 받는게 도움이 될 거라고.

 

제대로 된 아빠 역할을 할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한 건 아니고?

 

그렇게 말했어요

 

난 리사가 범죄집단에 들어가서
은행을 털지 않은 것만도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어디에도 리사가 비뚤어지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근데 안 그랬어요

 

그게 갸륵해서 도와주고 싶었어요.
누군가는 해야만 했다구요

 

돈은 오후에 보내줄게

 

당신은 예전에 날 협박했었죠

 

뭐라고?

 

아주 예전에... 날 협박한 적이 있어요

 

재능있는 사람은 대중을 휘어잡지

 

무능한 사람은 그걸 보고 협박당한 거라고 생각해

 

자네도 상담치료가 필요한 것 같군

 

상처가 되진 않을 거야

 

당신은 문자 그대로, 날 협박했었다구요

 

맥킨토시 발표회에서요

 

난 음성 데모를 손보던 중이었어요

 

당신은 내가 해내지 못 하면
사람들 앞에서 나를 창피주겠다고 했죠

 

- 결국 맥이 ‘안녕’하고 인사했지 아마?
- 맞아요

 

고마워 할 것 없네

 

왜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하길 바라는 거죠?

 

사람들이 날 싫어하길 바라는 게 아냐

 

날 좋아하든 싫어하든 신경 안 써

 

그러실 줄 알고, 난 당신을 늘 싫어했어요

 

그래?

 

난 자네를 늘 좋아했는데. 안타깝군

 

- 발표 잘 하세요
- 고마워

 

이유를 설명하자면 좀 복잡하지만,
놀랍고도 분명한 사실은

 

동일한 클럭의 PowerPC 칩이 펜티엄 II 칩보다
두 배나 빠르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자면,

 

266 메가헤르츠의 G3 칩은

 

266 메가헤르츠의 펜티엄II 칩보다 두 배 빠르고

 

500 메가헤르츠의 펜티엄 II 칩과 속도가 같습니다

 

우연이 뭔 지 아니, 리사?

 

'바이트'의 기사에 따르면,

 

- 금본위제에 따른...

 

- 들어와

 

사람을 시켜서 리사를 찾았어요

 

- 찾긴 찾았는데...
- 지금 어딨어?

 

리사가 오기 싫다고 했어요

 

- 왜?
- 그냥 그렇게 말했어요

 

- 내가 직접 가서 만날 게
- 안 돼요. 안 돼요.

 

끔직한 장면이 펼쳐질 거에요

 

- 실례해요
- 헤이, 조엘

 

앤디가 준비 다 됐다네요

 

- 어떤 앤디요?
- 앤디 커닝햄이요

 

되묻는 것도 한두번이지. 둘 중에 한 명한테
이름을 바꾸라고 해야겠어

 

커닝햄을 “앤드리아"로 부르세요

 

어떻게 부르든 그건 문제가 아냐

 

언제 어떤 앤디가 필요한지
난 늘 분명히 알고 있으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가서 리사좀 데려와 주겠어?

 

난 앤디랑 할 얘기가 있어

 

허츠펠드랑.

 

빨리 이 문제를 내 머릿속에서 벗겨내야 해

 

일단 리사랑 얘기를 해봐야겠어

 

알았어요. 그러니까...

 

- 진정하세요
- 알았어

 

고마워

 

안녕하세요, 스티브

 

- 기분 어때요?
- 아주 좋아요, 조엘. 당신은요?

 

난 컴퓨터 업계 일은 못할 거에요. 너무 변화가 빨라요

 

그래도 난 이 쪽에 있을래요. 이미 당신들도
우리 속도를 따라오기 시작했으니까요

 

14년 동안 당신에 관한 글을
세 번이나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감회가 어때요?

 

실례할게요. 에비가 당신을 찾아요.
새로운 상어를 잡았대요

 

- 잠깐 함께 무대 뒤로 가실래요?
- 좋아요

 

- 이 사람이 누구죠?
- 앨런 튜링이요

 

거의 혼자 힘으로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그 기념으로 컴퓨터를 발명했죠

 

- 어쨌든 더 이상 광고에는 안 실을 거에요
- 왜요?

 

당신이 방금 누구냐고 물어봤으니까요

 

새로 잡은 상어 좀 볼까?

 

이전 상어보다 훨씬 낫군

 

- 상어’들’ 이죠.
- 그래, 상어’들’

 

- 당신이 지금까지 몇 마리의 상어들을 깠는지 아세요?
- 서너 마리?

 

- 이 놈이 39번 째 에요
- 세계신기록이군

 

- 서른-아홉-마리
- 알았다구

 

- 이 상어가 왜 특별한 지 아세요?
- 왜죠?

 

저도 궁금해서 묻는 거에요. 내 눈엔 다른 38마리랑
완전히 똑같은 놈으로 보이거든요

 

큐 사인 좀 줘. 옆모습 부분부터.

 

큐 92-B!

 

이건 옆모습이구요, 이건 뒤에서 본 모습입니다

 

한 가지 더.
이 제품은 펜티엄 노트북을 과자처럼 씹어먹을 겁니다.

 

이런 게 진짜 상어지!

 

아주 맘에 들어

 

보자마자 감을 잡긴 어려웠겠지만,

 

이 느낌을 15, 20번 상어 정도에서
찾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 그러게 말이에요
- 이걸로 하지

 

10분 전 이에요

 

앨런 튜링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했죠

 

맞아요

 

기념비를 세워줘야 할 인물이이에요

 

그의 이름은 교과서에서 더 자주 언급돼야 하구요

 

무지개 색을 입힌, 한 입 베어먹은 사과...
앨런 튜링을 참고했나요?

 

아뇨, 그냥 친근한 어감의 단어들 중에
하나를 고른거에요

 

하지만 그럴싸한 이야기 쯤 하나 있어도 좋겠는데요?

 

스티브, 저 상어 좀 이상한거 같은데.

 

엿이나 먹어요!

 

부탁이 하나 있어

 

이봐 친구, 아주 오래전에 자네는

 

어떤 제품발표회에서 나한테 부탁을 했지.
그리고 난 거절했어

 

- 그 때 자네가 한 부탁은...
- 잠깐만

 

드디어 자네의 실수를 고백하는 거라면,
저 기자님한테 받아적으라고 해도 될까?

 

그 때 내 판단은 완벽했고,
자네는 엄청난 실수를 했어

 

하지만 아직 자네에게 빚진 게 있으니까,
한번 말해 봐

 

스티브...

 

- Apple II 팀에 관한 거라면 그만 두고.
- Apple II 팀에 관한 거야

 

- 나중에 개인적으로 인사하면 안될까?
- 안 돼

 

- 이거 몰래카메라야?
- 아니야

 

난 300 메가헤르츠 G3 칩을 외우는 것만 해도 머리가...

 

핵심 인력만 언급해 줘

 

스티브

 

- 금방 올 게, 괜찮지?
- 그래

 

1 초만 기다려

 

- 리사가 당신을 보지 않겠대요
- 무슨 말이야?

 

지금 밖에 친구들이랑 앉아 있는데,
그냥 거기 있겠대요

 

좋아. 가서 전해... 일단 리사만 따로 떼어 놓고.

 

친구들 앞에서 창피주긴 싫으니까

 

아무튼 앤디의 돈 얘길 듣고
내가 치를 떨었다고 전하고

 

앞으로 절대 누구에게도 돈을 받지 말라고...

 

알았어. 그 얘긴 빼

 

아무튼 그 유럽식 비극에 나오는
진부하고 지혜로운 얘기들 있잖아

 

당신이 잘하는 거니까 그런 얘기하면서
잘 구슬려서 데려 와

 

내가 19세기 유럽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라고 생각하는거에요?

 

꼭 할 얘기가 있다고 전해

 

- 괜찮아요?
- 네

 

-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엔...
- 알아

 

- 언론사에서 온 사람들이...
- 바로 네 옆에 있지

 

워즈

 

핵심 인력만 호명해 줘. 곧 짤릴 사람들이야

 

내 말 좀 들어봐, 응?

 

작년에 애플은 10억 달러를 손해봤어

 

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어

 

네 팀은 채무 때문에 지급정지 된 지 아직 90일도 안됐지

 

난 그 이유들을 알아 내려고 회계사를 3명이나 고용했어

 

지금은 모든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 일단 회계사 두 명 먼저 데려오지 그래
- 난 벌써...

 

- 조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실래요? 뒤쪽으로 모실게요
- 아냐, 그러지 마

 

난 벌써 Apple II 팀 정리에 착수했어.
그들은 더 이상 아무것도 만들지 않으니까

 

- 그냥 핵심 인력만 호명해 줘
- 칵테일이나 한 잔 마시고 진정해

 

넌 나한테 이렇게 해선 안 돼, 스티브

 

- 핵심 인력들은 그럴 자격이...
- 핵심 인력은 없어

 

알아들어? Apple II 팀엔 핵심 인력이 없다구

 

그들은 B급 선수고, B급 선수는 A급 선수를 실망시키지

 

그리고 애플은 A급 선수만을 원해

 

그들은 B급이 아냐. 그건 너보다 내가 더 잘 알지

 

지급정지된 지 90일도 안 됐어

 

그 책임의 일부는 Newton이 쓰레기 상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있지

 

- 조엘, 자리 좀 비켜주세요
- 그냥 거기 둬

 

내 말은...

 

내가 애플에 없는 동안 네 팀은
작은 쓰레기 상자를 만들었어

 

난 Apple II 팀에 대해 얘기하는거야

 

애플 역사에서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팀이라구!

 

잠시 동안은 그랬지.

 

네가 기어코 그 사람들을 자르겠다면

 

그들은 곧 실업자들만이 모인 거대한 집에 살게 될거야

 

오늘 그들을 호명하는게 최소한의 도리야.
그들과 Apple II를 언급하라구

 

이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야

 

그 팀이 없었으면 애플도 없어.
그 팀이 없었으면 너도 없어

 

말은 제대로 해야지. Apple II가 날 망가뜨렸어.

 

그 빌어먹을 열린 시스템 덕에
해커나 애호가라는 놈들이

 

아마추어 라디오 같은걸 컴퓨터에 쑤셔박았으니까

 

심지어 애플을 사망 직전까지 몰고갔어

 

네가 자금을 거기에 다 꼬라박고

 

제대로 된 신제품을 하나도 못 만들었으니까

 

- 우린 Newton을 만들었어
- 작은 쓰레기 상자지

 

네 팀은 고작 Newton을 생각해냈어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길 바래?

 

이건 제품 출시회야. 점심식사 자리가 아니라구

 

내가 기대하는 건 아이맥을...

 

Apple II는 애플의 유일한 성공작이야.

 

너무 솔직해서 미안한데, 그건 사실이니깐.

 

LISA도 실패했어
맥킨토시도 실패했어

 

이런 얘긴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존 레논이라는 걸 알면서도
링고 스타 노릇을 하는 데 질렸어

 

다들 링고를 좋아하잖아

 

네 부하 취급 받는 거에도 질렸고

 

존 레논이 제비뽑기에서 이겨서,
존 레논이 된 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존이 속임수를 쓰거나

 

조지 해리슨을 때려눕혀서 그 자리에 오른 것 같아?

 

존 레논은 그냥 존 레논이야

 

존은 “Ticket to Ride”를 작곡해서 그 자리에 올랐지
그리고 난 Apple II를 작곡했어

 

- 방청석에 계신 분들은 다 나와주세요
- 아무도 움직이지 마

 

넌 아름다운 메인 보드를 만들었어

 

근데 넌 그걸 그냥 공짜로 나눠주길 원했었잖아

 

네가 만든 건 애플이 아니야

 

내가 아니었다면 넌 그저 그런 우등생에 불과했을 거야

 

이 사람들은 네 칭찬에 목숨을 걸지.
마지막 기회를 줄 게

 

네가 애플에 없을 때도
이 사람들이 회사를 지켰다는 걸 인정해

 

- 못 해
- 스티브

 

제발. 이건 옳은 일이야...

 

정당한 거라구

 

미안해, 그럴 순 없어

 

그럼 다른 걸 물어보지

 

난 컴퓨터가 연구실을 벗어나서
모든 사람들의 집에서 쓰이게 하는 데

 

나보다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근데 넌 한번도 내게 존경을 표하지 않았어

 

이유가 뭐야?

 

네가 나에 대한 존경심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나도 네 공헌에 대해 한번쯤은 고려해 봤겠지

 

지금 다들 뭐하는 거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간 내 줘서 고마워

 

됐어요. 리사가 이리로 오고있어요

 

넌 이 회사를 곤경에 빠뜨렸어

 

그렇다고 내가 너한테 책임을 물을 것 같아?

 

난 절대 널 해고하지 않아

 

넌 승차권을 가졌으니까

 

있잖아, 사람들이 나한테

 

나와 너의 차이점을 물을 때 마다

 

난 너는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고

 

나는 기계를 사랑하는 공돌이라고 답했어

 

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물어보면

 

난 스티브는 그냥 개새끼라고 답할거야

 

넌 네가 만든 제품보다 못한 놈이야

 

맞는 말이야, 친구

 

근데 넌 그 반대야

 

인간은 이진법이 아니야

 

재능을 포기하지 않고도
좋은 인품을 가질 수 있어

 

그럴 생각은 아니었을 거에요

 

작심한 거 였어

 

원래 다혈질이에요

 

아냐.

 

내가 발표회를 할 때 마다, 반드시 시작 5분 전에 모든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와선 나한테 본심을 털어놓는 것 같아

 

리사가 대기실로 올 거에요

 

난 당신보고 리사랑 화해하라고 했지,

 

원수와 혈전을 벌이라고 한 적 없어요

 

지난 번 혈전에선 내가 졌지.
내가 '타임' 커버에 실리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댄 코키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 코키가 당신을 커버에서 뺀 게 아니에요
- 그가 그런게 맞아

 

당신이 그런 확신에 차 있을 때 마다
얼마나 쪼잔해 보이는지 내가 흉내라도 내 볼까요?

 

분명 댄 코키가 '타임'에다가 내가 소문을 부정했다고...

 

그 때 그 커버 기억나요?

 

- '타임' 커버?
- 네

 

- 기억 나지
- 뭐였어요?

 

- 그걸 왜 묻는 거야?
- 커버가 뭐였는데요?

 

- 컴퓨터
- 틀렸어요

 

컴퓨터 모양의 조각품이었어요

 

조각품이었다구요

 

'타임'은 이미 한 달 전에 그걸 커버로 쓰기로 결정했었어요

 

당신은 ‘올해의 인물’ 후보에도 없었구요

 

그러니까 진 것도, 이긴 것도 아니에요

 

…나와 맥킨토시 사진 대신에...

 

또 어떤 걸 확신하시죠?

 

내가 왜 그걸 몰랐지?

 

- 현실왜곡장 때문이겠죠
- 농담하지 마

 

- 농담 아니에요

 

리사한테 이기려고 들지 마세요

 

그냥 잘못했다고 말해요

 

들어 오렴, 아가야

 

- 난 아가가 아니야
- 존!

 

어서 들어와요.

 

후문으로 조용히 들어왔어

 

나갈 때도 거기로 나갈거니까 걱정 마

 

- 잘 지냈어, 조안나?
- 그럼요, 존

 

당신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다들 당신이 '포브스'에 해 주신 말에 고마워하고 있어요

 

-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됐는데
- 내가 하고싶었어

 

원하신다면, 무대 불이 꺼진 후에 자리를 따로 마련해 드릴게요

 

- 난 그냥 인사만하러 온 거야
- 알겠어요

 

몇 분만 드릴게요

 

- 나가서 리사를 좀...
- 찾아볼게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존

 

선물을 하나 가져왔네

 

Newton 이네요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중고로 팔아치울 생각이면 박스는 뜯지마.

 

준비는 잘 돼가나?

 

어, 별로요...

 

조안나가 알려준 게 있어요

 

내가 뭔가 놓친 게 있었는데...

 

별 거 아녜요

 

이봐, 월 스트리트가 자네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그러니까 앞으로 일 년 정도는
주가 관리에 신경쓰도록 해

 

아무래도 투기꾼들이 움직일 것 같아

 

물론 자네가 더 잘 알테지

 

제가 Newton을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세요?

 

지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동물은 콘돌이에요

 

가장 비효율적인 동물은 인간이죠

 

자네 개인적인 복수심 때문에 벌인 일이었다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그건 좋은 경영이 아냐. 앞으로도 그러진 말게

 

하지만 자전거 위에 올라타면,
인간은 가장 효율적인 동물으로 변하죠

 

그리고 제대로 된 컴퓨터...

 

쉽고, 편리하며, 불쾌감을 주는 대신

 

책상 위에서 은은한 램프의 불빛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좋은 컴퓨터는

 

바로 우리 정신을 위한 자전거와 같아요

 

마음에 드세요?

 

난 복수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게 몇몇 사람들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요

 

그러니까 지금 그게 현대 사회의
혁명적 사건이 될 거라는...

 

역사상 가장 혁명적이죠.

 

당신이 왜 그토록 내가 입양아라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당신은 자식을 입양보내는 부모 심정은
그런 게 아니라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자네에게 그 좋은 컴퓨터가 있다는 거군

 

맥킨토시라고 부르죠

 

처음에 어느 변호사 부부가 절 입양했어요

 

하지만 한 달 후에 되돌려보냈죠

 

마음을 바꾼 거에요

 

그 다음 지금의 나의 양부모님들이 날 데려갔어요

 

제 친어머니는 제 입양 조건에

 

양부모는 대졸자이고, 부유하며,
천주교 신자여야 한다고 명시했었어요

 

지금의 제 양부모님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때문에 친어머니는 입양 서류에 사인하기를 거부했었죠

 

그래서 어떻게 됐나?

 

얼마 동안 법정 다툼이 있었어요

 

양어머니는 절 입양하고 처음 1년 동안
절 사랑하기를 거부했었다고 하셨죠

 

재판에서 지면, 절 되돌려줘야 했으니까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거부할 순 없어, 스티브

 

근데, 그럴 수도 있더라구요.

 

도대체, 태어난 지 고작 한달 된 애가
무슨 짓을 해야 부모가 거부할 수 있는거죠?

 

그 애는 죄가 없지... 아무 죄도...

 

혹시 친아버지를 찾으려는 시도는 해 봤나?

 

이미 만나봤어요

 

당신도 그를 만난 적이 있죠

 

맥킨토시라고 부르죠

 

- 스티브 잡스 씨
- 잔달리!

 

인사하세요, 존 스컬리 씨에요

 

잔달리 씨는 이 가게 주인이시고,
존은 펩시의 CEO죠

 

저는 존을 우리 회사로 데려와서
세계를 뒤흔들 일을 계획중이에요

 

당신도 채식주의자세요?

 

농담하지 말게

 

아뇨, 전 뭐든 잘 먹어요

 

그럼 에피타이져는 민트가 들어간 지중해식 샐러드로...

 

제 여동생이 친아버지를 찾아냈죠

 

- 그 분도 아시나?
- 아뇨. 오히려 유명인이 레스토랑에 자주 온다고

 

제 여동생에게 자랑하시죠

 

- 그분께 말 할 생각은 전혀…
- 없어요

 

사실을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아마 절 고소하려 하실 거에요

 

오, 스티브

 

존, 지난 일에 대한 불만을 말하러 오신거라면

 

이미 워즈니악에게 선수를 빼앗기셨어요

 

휴, 워즈니악은 그럴 자격이라도 있지

 

나는 자네를 해고한 사람이야

 

부유하고, 대졸자에게 천주교를 믿지

 

- 스티브, 시간 됐어요

 

가야겠어요

 

제 탓 인가요? 일을 망친 게?

 

그냥 잊어버리자구

 

시간이 해결할거야

 

우리 회사의 CEO가 되어주세요

 

그래, 좋아

 

스타일러스 때문이었어요, 존

 

- 뭐?
- 스타일러스 때문에 Newton을 버린 거에요

 

스타일러스를 쥐고 있으면
손가락 다섯 개가 무용지물 되니까요

 

손가락을 이용했다면 더 좋았을 거에요

 

맞아, 그랬다면 더 좋았을거야

 

등록금은 내 줄거야

 

무슨 생각을 했던거야?
당연히 등록금은 내 줄거라구

 

지금 제가 그 때 잘못 들었다고 말씀하시는 거군요

 

너와 엄마가 집을 판 건
나와 싸우자는 거 였어

 

엄마는 돈이 필요했어요

 

항상 돈이 필요하지

 

병원에 가야 해요. 축농증이 있으니까요

 

그 축농증은 1988년부터 있었어

 

난 엄마를 돌 볼 거에요
그게 아빠를 화나게 한다면 죄송해요

 

맞아, 날 화나게 해. 넌 아직 어린애고

 

네가 할 일은 엄마를 돌보는 게 아니야

 

그래서 할머니가 돌아가신 거군요?

 

여러분, 죄송하지만 잠깐
공간 좀 만들어 주실래요?

 

엄마가 90살이 돼서 거동이 불편할 때

 

그 때 네가 돌보면 돼

 

엄마는 지금 겨우 45살이야. 혼자 자신을 돌볼 수
있을만큼 충분히 건강해

 

넌 다른 19살 아이들처럼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돼. 그게 다야

 

- 네 엄마는 내가 돌볼 거야
- 그럼 잘 좀 하세요

 

- 대체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 아시잖아요

 

난 네 엄마에게 40만 달러 짜리 집을 사줬어

 

아마 지금은 집값이 두 배는 올랐을거야

 

근데 그 집을 고작 이상한 돌과
낡은 접시들을 사려고 팔았지

 

그건 엄마 집이었어요

 

그리고 유럽 여행에 그 돈을 탕진했어

 

엄마가 모욕을 참으며 애원해서 얻은 돈이죠

 

- 스티브...
- 그 얘긴 꺼내지도 마라

 

또 앤디한테 가서 돈 좀 달라고 할 거니?

 

아주 잘 한 일이었다
자랑스러워

 

내가 찾아간 게 아니었어요.
앤디가 먼저 제안했다구요

 

여기 이 의견에 동의하는 분 있나요?

 

미안한데, 30초 안에 안끝내면 우린 늦을 거에요

 

엄마는 집을 팔아서 골동품을 사고
다시 그걸 팔아서 공과금을 냈어

 

널 위해 쓰라고 준 돈도
그렇게 날렸다구

 

스티브...

 

네가 13살 일 때 나한테 이런 투정을 부렸지

 

- 아빠랑 살면 안 되겠냐고...
- 난 투정부린 적 없어요

 

엄마가 매일 너한테 윽박지른다고 말이야

 

13살 때 일은 겨우 두번 째 부탁이었어요

 

엄마가 영적인 고통에 시달리느라
너랑 말도 안 한다면서

 

내가 당신을 나쁜 놈이라고 했는지 기억은 안나요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죄송해요

 

리사, 학교에서 이런 걸 시킨거니?

 

이번 학기 필수과목 수업에서 부모한테 이렇게...

 

- '타임' 기사를 읽었어요
- 뭐?

 

학교에서 인터넷으로 '타임'에 접속해서
예전에 아빠와 한 인터뷰를 읽고

 

엄마한테 우리 가족의 역사에 대해 물어봤죠

 

그건...

 

그놈들이 수작을 부린거야

 

넌 그걸 읽지 말았어야 했어

 

하버드에 내가 아는 통계학자만 두 명이에요

 

그들이 아빠가 인터뷰에서 한 말을 분석하면

 

미국 남성의 28%가 내 친아빠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겠죠

 

얘야, 나는...

 

그래요, 엄마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에요.
그게 아빠의 변명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게 바로 아빠의 문제인 거 라구요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다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양심도 없는 겁쟁이이니까요

 

그리고 무슨 의도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저 이상한 광고문구나 좀 고치세요

 

정말 사람들이 다르게 생각하길 원한다면요

 

그리고 아빠가 아무리 바우하우스 운동이나

 

브라운의 디자인, 다빈치의 명언

 

이세이 미야케의 옷,
밥 딜런의 가사들을 들먹여도

 

이건 그냥 장난감 오븐처럼 보일 뿐이에요

 

얘야

 

이러다 늦으면 어쩌려구요

 

- LISA라는 이름을 어디서 가져온 지 아니?
- 뭐라구요?

 

그 컴퓨터. LISA 말이야
어디서 이름을 가져온 것 같니?

 

아이맥을 흉본 건 죄송해요.
진심은 아니었어요

 

네가 어릴때, 맥킨토시 발표회에서,
넌 알고 있었지?

 

'Local Integrated System
Architecture'. 전 겨우 5살이었어요

 

- 꼭 그렇게 말했어야 했나요?
- 미안하다

 

당연히 그 컴퓨터는 네 이름을 딴 거야

 

'Local Integrated System
Architecture'은 아무것도 아니야

 

왜 지금까지 거짓말을 하신 거에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왜 그 때 내 아빠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내가 못나서 그랬단다

 

- 9시가 넘었어요. 이러다 늦겠어요
- 상관없어

 

- '크림슨'에 글을 싣는다구?
- 뭐요?

 

애플에 대한 부분을 맡았다고 들었어

 

어떤 걸 썼는지 좀 말해주렴

 

아, 맞아요. 짧게요. 에세이에요

 

- 읽어보고싶구나
- 알겠어요

 

아니, 지금 당장 읽어보고 싶단 말이었어

 

제발요. 무대 위로 올라가셔야죠

 

네가 읽게 해주기 전 까진
아이맥은 공개되지 않을거야

 

세계가 널 기다리고 있어

 

죄송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에요

 

행운을 빌어요

 

네 주머니에 음악을 담아주마

 

뭐라구요?

 

백 곡. 천 곡. 아니, 오백 곡.

 

오백에서 천 곡 정도가 네 주머니에 들어갈거야

 

내가 그 답답한 워크맨을 보는데 질렸거든

 

카세트 테잎을 재생하려고 벽돌을 들고다닐 순 없어

 

우린 야만인이 아니야

 

그러니 네 주머니 속에 노래 천 곡을 담아주마

 

- 할 수 있어요?
- 그럼

 

무대 뒤에서 지켜봐 주겠니?

 

알겠어요

 

큐 1!

 

어릴 때 맥킨토시로 그린 그림 생각나니?

 

난 기억해

 

신사숙녀 여러분

 

스티브 잡스입니다

 

워즈.

 

2016. 02. 19.
feedback to: earbeg@gmail.com